중대재해법 23일째 단식에...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 병원 이송

입력
2021.01.02 17:05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산업재해 유가족과 23일째 단식 농성을 벌여온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2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호송됐다.

정의당은 이날 "강 원내대표가 오후 4시 15분경 119차량을 이용해 녹색병원 응급실로 이송 중"이라며 "오늘 건강 체크를 한 의료진에 따르면, 현재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는 소견"이라고 밝혔다.

강 원내대표는 지속된 단식으로 위에 통증을 느껴왔으며, 의료진의 만류에도 농성장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강 원내대표는 지난달 11일 국회 본청 외부에 설치된 농성장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한 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 심사 과정에도 참가하는 등 여야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여왔다.

강 원내대표와 함께 단식에 돌입했던 산재 유가족들은 단식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현재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씨와 2016년 비정규직 방송 스태프들의 열악한 노동인권 문제를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한빛 CJ ENM PD의 아버지인 이용관씨가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단식 중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김미숙 어머니의 경우도 의료진이 단식을 이어가면 안된다는 권고를 들었지만, 농성장에 남아계시다"며 "양당이 남은 분들도 실려가길 바라는 게 아니라면 법 제정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9~30일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중대재해법 쟁점에 관해 이견을 정리하지 못한 여야는 5일 법안소위를 다시 연다. 임시국회 회기는 8일 종료되나, 여야는 아직 본회의 일정을 합의하지 못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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