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사면론'에 엇갈린 與, '5불가론'부터 "김대중 생각나"까지

입력
2021.01.02 11:2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날 던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이 여권에서 큰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적 합의가 없다'는 '불가론'과 '국민통합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불가피론'이 맞서는 모양새다.

반대 , '2불가론'부터 '5불가론'까지

민주당 곳곳에서 '불가론'이 거세다. 1일 이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는 문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라며 사면론에 불을 붙이자, 반응이 즉각 터져나왔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두 사람의 분명한 반성도 사과도 아직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사법적 심판도 끝나지 않았다'는 '2불가론'을 꺼냈다. 우 의원은 "자칫 국론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시기적으로도 내용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용서와 관용은 오로지 피해자와 국민의 몫"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 의원이 제시한 두 이유에 '촛불시민이 두 전직 대통령을 용서하지 않았다', '국민들의 응어리는 그들을 용서할 준비가 안 됐다', '아직 적폐청산 작업을 할 때'라는 이유를 더했다.

이밖에 김용민, 김남국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사면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찬성, "김대중 대통령 생각이 났다"

찬성 측은 이 대표가 꺼낸 '국민통합'이란 명분에 힘을 싣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을 지지한 이들을 아우르는 차원에서 사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 1부속실장을 지냈던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립현충원 참배 사진을 올리며 "잘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 생각이 났다"고 했다.

김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1997년 당선된 후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 전두환 전 대통령 사면을 건의한 사실을 전하며 "동서 화해, 신구정치 화해로 정치를 안정시키고 노사정 협의를 가동해서 외환위기 국난을 헤쳐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이 정치갈등 완화와 국민 통합에 긍정적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식 입장 없는 野, 정의당은 "최순실은?"

국민의힘은 2일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1일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반면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수감 중인 전직 대통령까지 감염될 경우에 생길 책임을 회피해 보려는 꼼수 같다"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했다.

정의당은 이날 정호진 수석대변인 명의 브리핑에서 "국민통합이 아닌 분열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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