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죄 상담한다며 18년간 성폭행"…여성단체, 안산 A목사 구속 촉구

입력
2020.12.31 16:00
여성단체 31일 기자회견 열고 철저 수사 강조
"‘음란죄 사해 주겠다'며 성착취"

전국성폭력상담소 협의회와 안산YWCA 등 여성단체들은 10여 년 동안 여성과 아이들을 감금하고 성폭행한 경기 안산의 모 교회 목사의 구속과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마치는대로 A목사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법률대리인은 지난 17일 경기 안산시 모 교회 목사에 대해 성폭행 및 감금 등의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한 바 있다.

전국성폭력상담소 협의회 등은 31일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십 개의 공부방을 차려놓고 모집한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학대와 노동강요, 성폭행 등을 일삼은 A목사를 즉각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접근해 친절을 베풀고, 맛있는 것을 사주는 등 호의를 가장해 교회로 유인한 후 치밀한 그루밍 과정을 통해 피해자들을 부모와 사회로부터 단절시켰다”며 “하루 17시간 노동, 심어지 새벽에 잠을 재우지 않고 가해자 집단의 시중을 들게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음란상담을 통해 ‘음란죄’를 사해 준다는 명목으로 유사강간 등 성착취는 물론 강제 결혼을 시키고 아이가 출산하면 그 아이를 다시금 착취의 대상으로 삼아왔다”며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인권유린의 참사가 목사, 목사의 아내, 형제들, 목사의 아들까지 가세해 18여 년 간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A목사는 1996년 5월 목사안수를 받았으나, 교단에서 사이비교리전파를 이유로 2000년 8월 제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파악한 피해 여성 및 아동은 모두 20명으로 성폭력 피해자는 7명, 노동착취 및 학대 5명 등이다. 8명은 만 13세 미만으로 아동보호센터에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의회 측은 확인된 인원만 이 정도일 뿐 피해 여성과 아동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성관계 촬영 후 이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등 그루밍을 통한 성범죄를 자행해 왔다는 게 협의회 측 설명이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을 위한 지원 방안 마련 △가해자와 가담자 구속 및 범죄행위 철저한 수사 △A목사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공개 등을 촉구했다.

김경숙 전국성폭력상담소 협의회 상임대표는 “한 개인의 일탈에서 빚어진 사건이 아닌 만큼 A목사 등에 대한 전반적인 착취구조와 학대, 피해상황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피해 여성과 아이들이 오갈 곳이 없으니 정부와 경기도, 안산시가 나서서 이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사건수습 및 재발방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지난 15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압수물에 대한 분석과 피해자가 당초 3명에서 더 늘어나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벌이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며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이며 조만간 A목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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