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늑장 백신’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수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배포하고도 목표치의 10%에 불과한 접종 실적을 성토한 것이다. 취임 후 하루 100만명 이상 접종 계획도 내놨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2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州) 윌밍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트럼프 행정부가 ‘초고속 작전’을 시행했지만, 결과는 정작 필요한 시기보다 훨씬 더 느렸다”며 “오랫동안 걱정했던 것처럼 백신 보급이 제 시간에 맞춰 진행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연말까지 2,000만명 접종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전날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140만회분이 배급됐고 210만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현재 접종 속도라면 미국인 전체가 백신을 맞기까지 몇 달이 아닌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취임 후 100일 안에 1억명 접종이란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접종 속도를 현재보다 5~6배 높여 하루에 1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하늘과 땅을 움직일 정도로 백방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민간기업이 백신 제조에 필요한 원료 공급을 가속화하게끔 국방물자생산법(DPA) 동원 구상도 내비쳤다.
그는 이어 “다가올 몇 주, 몇 달은 감염병 대유행에서 가장 힘든 시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 1월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월에는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고, 3월까지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게 바이든 당선인의 예상이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이 늘어도 경계심은 유지해야 한다며 정권 출범 후 100일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도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을 거듭 호소했다. 바이든 당선인에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도 이날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접종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는 오히려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했고 각 주에 가져다 놓았다. 바이든은 돼지 독감도 실패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