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에게 아픈 손가락… 6년넘게 입양 기다리는 믹스견

입력
2021.01.03 14:00
[가족이 되어주세요] 271. 7세 추정 수컷 보송이



유기동물을 구조해 보호하고 새 가정을 찾아주는 동물보호활동가들이 토로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먼저 보호소에서 모든 동물을 데려오고 싶지만 여건상 그럴 수 없을 때, 남겨진 동물에게 느끼는 미안함입니다. 다음은 그렇게 어렵게 구조한 동물을 오랜 시간 동안 가족을 찾아주지 못할 때라고 하는데요.

유기동물 가운데서도 품종이 있거나 나이가 어리면 새 가족을 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믹스견이면서 덩치가 큰 경우는 입양 후 순위로 밀리게 되죠.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에 따르면 개체별로 다르긴 하지만 소형견의 경우 새 가족을 찾는데 빠르면 1개월, 늦으면 1년 안팎 가량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반면 덩치가 있는 중대형견의 경우 입양 기회가 이보다 많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2014년 6월 시보호소에서 구조된 보송이(7세 추정∙수컷)의 경우 구조된 지 6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대구의 한 보호소에서 안락사 위기에 놓여있던 보송이는 비쩍 마른데다 심한 피부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아는지 먹지도 않았다고 해요. 이런 보송이를 안타깝게 여긴 팅커벨프로젝트 한 봉사자가 보송이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이는 한편 피부병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봉사자의 마음을 알아차린 걸까요. 보송이도 마음 문을 열면서 건강을 차츰 회복했다고 합니다.


치료를 마치고 보송이는 팅커벨 프로젝트의 중대형견 위탁시설에 지내고 있습니다. 보송이를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그동안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입양 문의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중형 믹스견이라는 이유로 마당에 목줄을 묶어 기르겠다는 이들 뿐이었다고 하네요.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심한 고통도 이겨내고, 보호소의 안락사 위기도 넘긴 보송이에게 1m 목줄에 묶인 개로서의 여생을 살게 할 수는 없었다"며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좋은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보송이는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애교도 많습니다. 구조 당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건강한 피부에 웃는 모습이 예쁩니다. 보송이에게 올해는 꼭 평생을 함께할 가족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입양문의: 팅커벨프로젝트 hdycc@hanmail.net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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