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이상 4회 주문'에 1만원 환급..."탕수육 세트도 2만원 안되는데..."

입력
2020.12.30 09:00
농림부, 29일 외식활성화 캠페인 지원 재개
"2만원 기준 높다"·"배달 안 하는 업종 어떡해"
"사람 모이는 곳 가지 말고 집에 있자는 취지"

농림축산식품부가 29일 오전 10시부터 '외식활성화 캠페인' 지원을 재개한다. 외식쿠폰은 배달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2만원 이상 네 차례 결제하면 다음 달 신용카드 결제액에서 1만원을 차감해 주는 방식으로 지급된다. 신용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응모한 뒤 해당 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정부는 이번 캠페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누적된 외식업계의 피해 극복을 위해 방역과 국민의 안전을 우선으로 추진하는 비대면 외식소비 촉진 행사”라고 설명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배달앱은 경기도 공공 배달앱인 배달특급과 민간 서비스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위메프오 ▲페이코 ▲먹깨비(서울) 등 총 7개다. 공공 배달앱 중 ▲띵똥 ▲부르심·부르심제로 ▲배달의명수 ▲배달의 장인 등 서비스도 참여 준비 중이다.

이 캠페인은 당초 코로나19로 위축된 외식업계를 돕기 위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사업으로 8월 14일 시작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8월 16일 중단됐고, 10월 30일 재개됐다가 한 달 만인 11월 24일 다시 중단됐다.

정부는 애초 결정한 외식쿠폰 예산(330억원)에서 이미 지급된 29억원을 제외한 300억원가량이 소진될 때까지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앱 사용 못한 사람들은 혜택 보기 어려워"

일부 누리꾼들은 '2만원 이상'이라는 결제금액 기준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좋은 정책인데, 2만원은 잘 안 넘기는데”(로****), “(중국집에서) 탕수육 세트 시켜도 2만원이 안 되는데 기준이 높네요”(성****)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더욱 도움이 필요한 집단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배달 장려하려고 한 거겠지만 앱 사용 못 하는 사람들이나 저마저도 시켜 먹기 힘든 취약 계층한텐 하나도 혜택 못 돌아가는 거 같아서 아쉽긴 해"(아********)

한 누리꾼은 "작은 지원이라도 필요하고, 만원이 큰 의미를 가지는 건 저소득층 가족, 1인 가구(대학생 이하, 저소득)"라며 "이들이 골고루 혜택을 보려면 적어도 '회당 만원 이상 4차례 배달 주문 시'로 조건을 낮춰야 한다"(탄***)고 주장했다. "횟수에 상관없이 매번 10% 할인 해주면 좋겠다"(큐*****)는 제안도 있었다.

"어차피 쓸 돈이면 힘든 가게들 지원에 보태야"

"에휴.. 배달 안하는 업종은"(g0**********), "음식점만 자영업자냐? 문도 못 열고 있는 자영업자부터 챙겨라"(마*****), "코로나19 때문에 배달 장려하는 건 알겠지만 코로나 이후로 배달 쪽 업계는 호황인 상황인데 다른 업종에 지원금 더 주는 게 맞지 않나?"(흐***)며 배달 외식 업계에 한정된 지원에 의문을 던지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추가 소비도 별로 기대 못할 것 같고, 그 수익도 현재 성업 중인 배달음식점이나 배달업체에게 돌아간다"며 "어차피 써야할 돈이면 한 푼이라도 보태서 코로나19 때문에 영업시간 피해가 어마어마한, 지금 문 닫기 직전인 동네 포차들 지원해주면 좋겠다"(M*******)고 주장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러한 의문에 "애초에 자영업자 도와주자는 차원에서 편성된 예산인데, 코로나19로 음식점 이용이 어려워져서 배달로 사용처를 변경한 거 같다"며 "이미 편성된 예산은 올해 안에 집행한다"(한**), "(외식활성화 캠페인) 기획할 때는 저소득층이 아니라 홀 영업하는 자영업자들 지원책이었다"며 "지금은 업장 가라고는 못 하고 예산은 남아있으니 배달로 돌린 거다"(아****)라고 설명했다.


"외식 대신 집에서 배달 시키면 업체 매출 도움 돼"

"돌아다니지 말라는 의미 같다"(그**), "나가서 먹지 말고 집에서 먹으라는 거죠"(뽀*****), "배달업체, 배달하는 음식점을 도와준다기보다 나가지 말고, 사람 모이는 음식점 가지 말고 집에 있자는 취지 같다(p*******)"며 정부 정책의 취지를 이해한다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선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배달을 시작하거나 이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최선이라고 보았다.

"외식하지 말고 시켜 먹으라는 거죠. 단순 업장 영업만 하던 곳도 이제는 살기 위해서라도 배달을 고려할 때가 된 거 같다"(M********), "내 주변 사장들 거의 배달 시작했는데 이걸로 은근 매출 도움이 된다. 환급까지 해주면 이제 좀 숨통 트이겠다"(정*****)



이은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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