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는 개미' ...배당락일에도 2.5조 쓸어 담았다

입력
2020.12.29 17:00
역대 최대 순매도 기관 물량 받아내
코스피 3일 연속 최고치 경신 주도


"개미들, 1년 내내 지치지도 않는군요. 정말 놀랍습니다."

올해 증시 폐장을 하루 앞둔 29일. 여의도 증권가에선 장 초반부터 놀라움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개미군단이 코스피·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무려 2조5,000억원 가까이 사들이며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을 새로 썼기 때문이다.

배당권리가 소멸되는 배당락일을 맞아 기관과 외국인들이 내던진 대규모 물량을 고스란히 떠받친 개인 투자자들 덕분에 한국 증시는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42% 오른 2,820.51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2,792.06까지 밀리며 2,80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폭을 줄이더니 장 후반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도 이날 3.28% 급등해 957.41로 마감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2조5,000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개인들의 하루 순매수액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특히 코스피에서만 약 2조2,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달 30일(2조2,200억원) 이후 역대 최대 순매수 2위 기록을 썼다.

반면 기관은 코스피에서만 무려 1조9,700억원을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기관은 코스닥에서도 2,800억원 이상을 내던졌다. 외국인도 코스피 시장에서 3,100억원어치를 던지며 국내 증시를 빠져나갔다.

전날 한국거래소가 현금배당을 감안해 시가총액을 줄여 계산한 올해 코스피 현금배당락지수는 전날보다 1.58% 하락한 2,764.33(코스닥은 922.58)이었다. 배당락일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배당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날 지수가 이 정도 수준으로 떨어져도 사실상 '보합'이라고 볼 수 있었다는 얘기다. 현금배당락지수를 고려하면 이날 코스피는 상승률은 2.03%에 이른다.

전날 미국 증시가 정부의 9,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 서명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훈풍이 투자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뉴욕 3대 증시는 0.68~0.87%씩 일제히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이날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선 셀트리온(10.08%)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품목 허가 신청 소식에 급등 마감한 데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4.18%), 삼성SDI(7.51%), LG전자(5.62%) 등이 강세를 보였다.

다만 KB금융(-4.82%), 신한지주(-4.48%) 등 대표 고배당주로 꼽히는 은행주를 비롯해 삼성생명(-2.83%), SK텔레콤(-3.85), 한국전력(-2.40%) 등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들은 하락폭이 컸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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