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봉준호 "수줍음 많고 우유부단한 성격" 고백

입력
2020.12.29 09:58

봉준호 감독이 스스로에 대해 낙관적이면서도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고 고백했다.

봉준호 감독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현지 언론 엘 문도와 인터뷰에서 "때때로 내가 얼마나 낙관적일 수 있는지 놀랄 때가 있다. 코로나가 곧 한발 물러설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그것은 과장이다. 친구들에게 나는 항상 똑같은 말을 한다. '코로나19는 사라지고 영화는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지난 2019년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올해 2월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자신의 실제 성격에 대해 "수줍음이 많고 우유부단하다"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데, 내가 가진 이런 영구적인 난제가 내 영화 속에도 투영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올 한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를 꼽았다. "'자연이 인류에게 복수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꽃이 모든 것을 삼키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 두려움에 빠진다"는 그의 고백이 눈길을 끌었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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