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유입, 늑장 대처 없었나

입력
2020.12.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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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유행이 시작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유입됐다. 코로나 3차 유행의 확산세를 꺾기 위해 정부와 국민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맞닥뜨리게 된 악재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70% 정도 더 세고 어린이들에게도 전파가 잘된다는 점에서 유입 초기 과감한 통제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에 유입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던 가족이다. 30~40대 부모 한 명과 19세 미만 자녀 2명 등 모두 3명이다.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들의 검체를 확인한 결과 변이 바이러스로 나타났다. 이와 별개로 지난 8일과 13일 영국에서 입국한 다른 일가족 4명(1명 사망)도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 중이다.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입국 후 격리시설로 바로 이동됐기 때문에 지역사회 전파는 없었다는게 보건 당국의 설명이지만 기내 전파 가능성 등 방심할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영국에서 들어오는 항공편 운항 중단을 내년 1월 7일까지 1주일 연장한 조치는 적절하다. 변이 바이러스가 유럽은 물론 미주, 아시아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에게 격리해제 전 추가 진단검사를 받도록 한 것도 불가피한 조치다.

변이 바이러스 유입이 확인된 직후 정부의 대처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이나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13일 영국에서 입국해 확진 판정을 받았던 일가족에 대한 본격적인 검체조사는 가족 중 1명이 사망한 26일 이후 진행됐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가 변이 바이러스 소식을 알린 건 15일이다. 정부의 늑장 대처는 아니었는지 의문이 든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봉쇄를 위해선 필요할 경우 모든 국가 사람들의 신규 입국 불허 카드 등 과하다 싶을 정도의 조치를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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