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올 한 해 기상 재해로 전 세계가 최소 1,500억달러(약 164조원)의 비용을 지출해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10건의 기상 재해는 총 1,50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10건의 재해 때문에 적어도 3,500명이 목숨을 잃었고, 1,350만명 이상이 살 곳을 떠나야 했다.
다만 대부분의 손실은 보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재난의 실제 비용은 훨씬 더 높을 것이라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자선단체인 크리스천에이드의 연간 집계에 따르면 해당 사건으로 인한 손실의 4%만이 보험에 가입돼 있다.
게다가 기상 재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주로 가난한 나라들이 지게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크리스천에이드의 기후정책실장인 캣 크레이머는 "아시아의 홍수든, 아프리카의 메뚜기떼든 기후 변화는 내년에도 계속 맹위를 떨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령 허리케인, 태풍, 사이클론 등으로 알려진 거대한 열대 폭풍은 더 강해지고, 더 오래 지속되며, 더 많은 양의 비를 쏟아내릴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얘기다.
이미 올해 대서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은 최소 400명의 사망자와 410억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낳았다. 또한 영국 옥스포드대 환경변화연구소는 "지난해 말 호주 숲의 20%를 파괴한 산불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최소한 30%에 달한다"고 관측했다.
올 한 해 가장 비용이 많이 나온 극단적인 기상 재해 중 다섯 가지는 아시아에서 발생한 이례적 장마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방글라데시 공대의 홍수관리연구소장인 샤자한 몬달은 "올해 홍수는 방글라데시 역사상 최악의 홍수 중 하나였다"며 "국가의 4분의 1 이상이 물에 잠겼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재해는 지구 온난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신문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주, 러시아의 시베리아 산불은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다"며 "기온이 더 올라가면 더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구의 평균 표면 온도는 19세기 말에 비해 평균 1.1도 상승했다. 특히나 이는 지난 반세기 동안 급상승한 것이다.
2015년 12월 12일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묶자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채택됐지만,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도 지구 기온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신문은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