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 방역기간에 대규모 집회를 열어 물의를 빚었던 상주 ‘BTJ열방센터’발 집단감염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관련 확진자가 급증하는데도 동선을 숨기는 일이 많아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7, 28일과 11, 12일 등에 열린 경북 상주시 화서면 BTJ열방센터 집회와 관련한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열방(列邦)은 전세계 모든 나라를 말한다.
열방센터발 집단감염은 대부분 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열방센터 모임에 참석했다가 감염된 후 추가 전파가 진행된 종교시설 관련 집단발생은 25일 기준 서울과 광주, 대구 등에서 5건 72명이 확인됐다. 역학조사가 진행중인 부산, 대전지역 교회 집단감염을 더하면 100명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28일 0시 현재 교회 목사와 교인, 지인, 접촉자 등 14명의 확진자가 나온 경북 상주시 한영혼교회 목사가 최근 열방센터를 방문한 이력이 확인됐다. 이 교회에선 목사가 가장 먼저 확진 된 것으로 미뤄 열방센터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또 경북 경산에서도 8명 이상, 대구 달서구 한 교회도 2명 이상의 열방센터 관련확진자가 발생했다. 포항에선 키즈프로그램에 참석한 포항지역 어린이와 그 가족도 무더기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포항시는 지역민들에게 재난문자를 보내 문제의 프로그램 참석자나 접촉자는 신속히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안내했다.
하지만 확진자들은 열방센터 참석 사실을 숨겨 방역당국을 애를 먹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월 한글날 연휴 행사 때처럼 지난달 27, 28일 행사 때도 참석자들에게 휴대폰을 끄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의 한 확진자는 상주에 간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행사가 끝난 뒤 잠시 휴대폰을 켜는 바람에 위치가 확인되기도 했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특별방역수칙(50인 이상 집회 금지)이 시행 중이던 10월 9, 10일 상주 열방센터에선 2,500여명이 방역수칙을 무시한 채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당시 참석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상주시는 열방센터를 감염병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상주경찰서는 지난달 말 열방센터를 운영하는 인터콥 대표와 교육관련 간부 등 3명을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고발 이후에도 인터콥에서는 매주 행사를 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센터 측은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행사를 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주시는 참석자 명단 제출 요구에 불응한 열방센터를 추가 고발한데 이어 내년2월16일까지 시설폐쇄를 골자로 하는 집합금지 명령서를 훼손한 혐의로 별도로 고발했다.
상주 BTJ열방센터는 인터콥 선교단체가 운영하는 일종의 수련시설이다. 2008년에 착공, 2013년 준공했다. 인터콥은 평신자들의 해외선교활동 교육ㆍ훈련과 파송을 지원하고 있다. 특정 교파에 소속되지 않은 채 기존 교회 신자 상당수가 인터콥을 통해 해외선교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강사의 종말론적 주장 등이 논란거리가 되면서 일부 교단에선 ‘이단’으로 규정하고 교인들에게 관계정리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