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조원 게임사 '유주' 30대 창업자 급사... "독살 살해 의심"

입력
2020.12.27 18:23
유주게임즈 린치 회장 사망에 공안 "독극물 중독 의심"
중국 SF '삼체' 영화화 관련 자회사 CEO와 갈등 가능성

중국 게임업계의 청년 성공신화 주역인 39세 사업가가 갑자기 사망해 중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중국 공안은 이 사업가가 불만을 품은 동료에게 독살당한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27일 동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국내에도 지사를 두고 있는 유주게임즈 창업자인 린치(39) 회장이 독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주게임즈는 25일 온라인 홈페이지 성명에서 자세한 경위는 밝히지 않은 채 회사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린 회장이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앞서 린 회장은 16일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왔다.

이와 관련해 상하이 경찰 당국은 린 회장의 사망 전날인 24일 그가 독극물에 중독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동료 쉬모씨를 용의자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용의자로 지목된 쉬모씨는 유주게임즈의 자회사인 '삼체우주'의 최고경영자(CEO)인 쉬야오다. 그는 린 회장과 대학 동창으로 2009년 창업 시부터 함께 일해 왔다.

사건 경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 일부 매체들은 그간 중국에서 큰 관심을 끌던 공상과학(SF) 소설 '삼체'의 영화화 문제가 이번 사건의 배경이 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주게임즈는 중국 안팎에서 큰 인기를 얻은 작가 류츠신의 소설 '삼체'의 영화 제작권을 확보하고 2,000억원을 들여 6부작 영화로 제작하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이 프로젝트는 지지부진했다.

쉬야오는 그간 삼체의 영화화 관련 사업을 추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린 회장이 쉬야오의 급여를 삭감하기로 하는 등 두 사람 사이에 업무상 의견 대립이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울러 성공한 젊은 청년 사업가가 끔찍한 방식으로 살해당했을 가능에 중국 사회는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1981년생인 린 회장은 2009년 게임회사 유주를 세워 큰 성공을 거뒀고 일약 중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청년 기업인으로 부상했다. 중국 부호 리포트 '후룬'에 따르면 유주 지분 24%를 보유한 린 회장의 재산은 약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로 추정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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