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20개국 육박'… 코로나 변종, 유럽 넘어 아시아·북미까지

입력
2020.12.27 11:27
캐나다 온타리오주 변종 환자 2명 신규 보고
영국발 입국자 규제 최소 40개국으로 확대
일본, 외국인 신규 입국 1월말까지 일시 정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전자 변형으로 전파력이 강해진 변종 바이러스가 유럽 전역을 넘어 아시아·북미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백신이 등장하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의 희망이 움트는 상황에서 새로운 공포가 확산하면서 과격한 국경통제도 잇따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코로나19 변종은 14일 영국의 첫 보고를 시작으로 최소 19개국에서 확인됐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와 덴마크,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총 10개국에서 발견됐고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등에서 나왔다. 지중해 연안의 중동국가 레바논에서도 당국이 변종 바이러스를 발견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이날 캐나다 온타리오주(州)에서 코로나19 변종 감염자가 보고돼 유럽과 아시아에 이어 북미 대륙에서도 변종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거의 모든 사례에서 변종 바이러스는 영국에서 온 입국자들이 출발점으로 추적됐지만 캐나다의 감염자 2명은 여행 이력이 없다.

나이지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대륙과 호주에서도 변종 환자가 보고됐다. 브라질에서도 기존 코로나19와 다른 변종이 확인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여행 이력이 없는 확진자가 나타난 캐나다의 경우처럼 이미 내부 전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에서는 당국의 발표는 없었으나 이미 변종이 확산하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는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의 확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에서 보고된 변종은 전파력이 기존 코로나19보다 최대 70%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런던, 잉글랜드 동부, 동남부는 변종 확산의 진원이 되면서 확진자 폭증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확진자 3분의 2가 변종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쉽게 전파되는 변종이 기존 바이러스를 급속도로 대체해가고 있는 셈이다.

아직까지 변종 중 코로나19 치명률에 영향을 미치거나 백신 효과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은 변종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해 보급 효과를 기대하기에 이른 시점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변종에 대한 각국의 공포는 과격한 국경통제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 건너온 이들이 변종 감염의 시발점인 까닭에 영국발 입국자 규제가 기본이 되고 있다. BBC방송에 따르면 이달 들어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는 최소 40개국에 이른다.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등은 한발 더 나아가 국경을 1주일 동안 폐쇄해버렸다. 일본도 소수 예외만 두고 28일부터 외국인 신규입국을 내년 1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정지하기로 했다. 미국은 28일부터 영국에서 오는 항공기 탑승객 전원으로부터 출발 전 72시간 이내 받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제출토록 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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