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고령층의 국민병’이다. 65세 이상 10명 가운데 3명이 앓을 정도다. 연골 손상이 적을 때에는 주사ㆍ약물ㆍ물리 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통증을 줄이고 무릎 주변 근력을 높여 진행을 늦춘다. 하지만 연골이 거의 닳은 말기가 되면 손상된 관절뼈를 깎고 인공 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는 것이 최선책이다. 최근에는 로봇 수술을 시행하면 수술 오차가 감소해 수술 후 통증을 즐여줘 환자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스트라이커의 무릎·엉덩이 인공 관절 수술용 로봇 '마코(Mako)'의 확산세가 가파르다.
무릎 관절 모양은 사람마다 다르다. 인공 관절 수술할 때 환자의 관절 크기와 주변 연부(軟部) 조직 상태를 고려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마코 로봇 인공 관절 수술’은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특성과 질환 상태를 고려해 수술 계획을 세운다. 이를 고려해 수술하면 관절 운동 범위와 재활 속도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우선 수술 전 환자의 무릎을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해 로봇 프로그램을 통해 3D 인체 영상으로 변환한다. 환자마다 무릎 상태는 모두 다른데, 관절의 해부학적 구조를 반영해 수술에 필요한 뼈 절삭 범위ㆍ인공 관절 크기ㆍ삽입 각도 등을 계획한다. 수술 직전에는 CT 검사만으로 파악하기 힘든 근육ㆍ인대ㆍ힘줄 등 연부 조직 상태와 다리 축 정렬, 인대 균형까지 재확인한다.
마지막으로 가상의 3D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하며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마코 로봇은 환자 다리에 센서를 부착해 다리 움직임의 변화를 모니터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의사가 환자 무릎을 실제로 구부리고 펴면서 관절 간격ㆍ다리 축 등을 확인하는데 화면으로 미세한 차이를 더 정밀하게 맞출 수 있어 인공 관절 수술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수술 정확도가 향상되면 인공 연골의 마모도를 최소화해 인공 관절 수명도 늘릴 수 있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같은 말기 관절염이라고 해도 인대 장력, 변형 정도 등은 환자마다 모두 다를 수 있다”며 “개인에 맞는 수술 결과를 예측하고 반영할 수 있어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사가 로봇의 도움을 받아 수술을 진행하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로봇의 도움을 받아 인공 관절 수술을 하면 수술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출혈을 줄이고, 통증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기존 인공 관절 수술에서 출혈이 많이 발생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인공 관절 수술에서는 정확한 다리 축 정렬을 위해 허벅지 뼈에 구멍을 뚫고, 수술 기구를 삽입해 확인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이때 허벅지 뼈에 생긴 구멍에서 출혈이 불가피하게 생길 수밖에 없었다. 로봇 수술은 수술 기구를 넣지 않고 환자 다리에 부착한 센서로 다리 축 정렬을 확인한다. 출혈을 줄이면 회복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재활 속도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마코 로봇은 연부 조직 손상을 줄여 환자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뼈를 절삭할 때 모니터에는 수술 범위 주변으로 가상의 안전선인 ‘햅틱존’이 보여진다. 계획된 수술 범위를 벗어나면 주변 연부 조직 손상이 생길 수 있는데, 로봇 수술은 햅틱존을 벗어나면 절삭이 멈춰 연부 조직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최서우 강북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출혈과 통증을 줄이면 각종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감소되고, 수술 후 적극적인 재활로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며 “기존에는 육안으로 다리 축 정렬을 맞췄는데 마코 로봇 프로그램으로 계산한 수치를 보면서 맞추면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실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다리 정렬 교정이 더 우수했다. 로봇 수술 환자의 다리 축 교정 각도는 7.56도, 일반 인공 관절 수술 환자의 교정 각도는 6도로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다리 축 교정이 1도 이상 더 바르게 교정됐다. 또 2017년 국제 골관절연구 학술지에 따르면 수술 후 8주까지의 통증 지수 비교에서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55.4%가량 더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