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이 와중에 임명 강행해야 하나

입력
2020.12.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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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 청문보고서 채택을 일단 보류한 여당이 28일 단독으로라도 처리해 송부하면 대통령이 지체 없이 재가할 방침이라고 한다. 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그동안의 막말에 대해 충분히 사과했고 주택공급 대책도 시급한 만큼 더는 임명을 미룰 수 없다는 게 당·청의 기류다.

부동산 시장을 하루빨리 안정시켜야 한다는 데 이의를 달 국민은 없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다시 5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임대차법으로 촉발된 전세난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과 도덕성은 별개의 문제다. 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그간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안전과 인권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감수성 부족이 드러났을뿐더러 여성에 대한 편향된 시각이 도드라져 되레 논란이 커졌다.

변 후보자 반대 입장은 보수 야당뿐이 아니다. 정의당은 "그의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 경실련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맞지 않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변 후보자가 지난 8월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의 주택 정책 중 문재인 정부가 제일 잘했다고 답한 게 시민단체의 반발을 샀다.

당·청이 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는 건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런 강박 관념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를 더 키웠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더구나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정권의 독주에 제동을 건 상황에서 임명을 강행하는 건 역효과를 초래할 뿐이다. 무엇보다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변 후보자가 장관이 된들 국토부장관으로서 영이 제대로 설지,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지가 의문이다. 여권의 심사숙고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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