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초기 일본이 검사에 적극적이지 않아 감춰진 확진자가 많으리라 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아베 정부가 일부러 진단 횟수를 늘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다. 장의사를 인용해 사후 코로나 검사를 하지 않은 폐렴 사망자가 급증했다는 당시 보도도 그런 의혹에 바탕한 것이다. 검사가 철저하지 않으면 감염병 확산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확진자가 많으리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재난 상황이나 완전한 검사가 어려운 감염병 유행기 사망 규모를 '초과사망'이라는 개념으로 추정한다. 사망자 숫자가 급격히 늘면 재난이나 감염병 영향을 의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매달 발표하는 초과사망 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초과사망자는 최대 1만5,538명으로 직전 3년 한 해 규모의 절반 수준이다. 숨겨진 코로나 사망은 커녕 오히려 사망자 증가세가 완화된 이유로 인플루엔자 유행 규모가 적었던 데다 코로나 대책으로 다른 감염병이 줄어든 영향을 들기도 한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국가의료 위기 긴급사태 선언'을 하며 '초과사망'을 거론했다. 지나치게 코로나19의 치료에만 몰두하는 경우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이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는 12월 현재 예년에 비해 전체사망률이 약 6%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환산하면 "약 2만명 가까운 숫자"라고 한다. 연간 사망자 숫자는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4,800명씩 늘어나는 정도였으니 엄청난 증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통계청이 매달 공개하는 초과사망 현황을 보면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전년 대비 7,413명으로 3% 늘어난 수준이다.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일반적인 사망자 증가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통계청 역시 "유의미한 초과사망은 식별되지 않는다"며 올해 초과사망에 영향 줄 요인으로 오히려 "2월 초 일시적인 한파"를 꼽는다. 의료 붕괴를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하나 사실이 아닌 자료로 불안을 부추겨서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