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부네치아' 장림포구

입력
2020.12.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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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에 있은 장림포구가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때 김 생산지로 유명했던 이곳은 매립공사와 함께 공단이 형성되면서 예전과 같은 포구의 모습을 찾긴 어렵다. 그나마 이 곳을 드나드난 작은 고깃배 정도가 포구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단서였다고나 할까.

언제부터인가 허름했던 어창은 화려한 색으로 치장되고 포구 위로 이국적인 건물들이 들어섰다. 이 모습이 마치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닮아 ‘부네치아’라고 불리기에 이르렀고, 대번에 부산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부산의 서쪽에 위치한 부네치아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는 일몰이다. 석양빛을 뒤로하고 포구로 들어오는 작은 어선과 정박한 보트의 조합은 잠시나마 베네치아 부라노섬에 와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연말이면 아름다운 일몰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던 곳이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힘들 것 같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연말연시 방역강화 특별대책의 일환으로 부네치아 장림포구를 비롯한 부산지역 주요 관광명소 58곳이 24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 24시까지 폐쇄 및 통제조치가 취해지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일몰의 직관(直觀)은 잠시 뒤로 미루고, 사진으로나마 대신하는 건 어떨까.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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