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한 콘퍼런스에서 "코로나19로, 2년 걸릴 디지털 전환이 2개월 만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는 소비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는 작년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58, 59% 선을 유지하던 쇼핑 지출 중 온라인 비중이 11월 62.2%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고 분석했다.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온라인 비중 급등이 약 반년 만에 이뤄졌다"는 진단이 따랐다.
이런 쇼핑 행태의 변화에서 올해 단연 주목받는 소비자가 있다. 2030세대보다 구매력이 탄탄한 데다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50대, 60대 '액티브 시니어'다. 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쇼핑에 익숙했던 5060세대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의 반, 타의 반 디지털 세계로 입성하면서 온라인 쇼핑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 중이다.
29일 비씨카드 빅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주로 젊은층이 찾던 헬스&뷰티(H&B)숍 CJ올리브영의 50대와 60대 올해 온·오프라인 결제 건수는 2018년보다 각각 15%, 20% 증가했다.
올 1~11월 전체 유통 매장에서 삼성페이, QR코드 등 모바일 결제수단 사용 증가율도 50대와 60대가 가장 컸다. 나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액티브 시니어의 결제 수단과 결제처가 디지털 기반으로 다양해지고 있다는 게 비씨카드의 분석이다.
올리브영에서 40대 이상 고객이 주로 구매하는 상품은 고가의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이다. 에스티로더, 바비브라운 등 중장년층이 그간 백화점에 가서 사던 프리미엄 브랜드를 올리브영 앱과 홈페이지에서 구매하고 있다고 올리브영은 설명했다.
온라인 채널만 있는 쇼핑몰에서도 5060은 귀한 손님이 됐다. 더 비싼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3~5월 15%에 머물렀던 G마켓과 옥션 5060세대 구매 품목 비중은 올해 21%까지 올랐다. 매출 비중은 23%에서 25%로 늘었는데, 특히 수입명품 구매액이 1년 새 24% 급증했다.
VIP로 떠오른 이들을 위한 기업의 '특별관리'도 눈에 띄는 변화다. 55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고 상품 할인뿐 아니라 건강검진, 재태크 상담 등 맞춤형 혜택을 추가한 롯데홈쇼핑의 유료회원제 '헤리티지 엘클럽'이 대표적이다.
온라인쇼핑몰 관계자는 "중년층 구매가 증가세이긴 했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속도가 더 빨라진 것"이라며 "코로나 초기에는 주로 식품과 생필품 중심으로 구매했는데 갈수록 건강기능식품, 의류, 액세서리 등 주문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