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중국이 후베이성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을 때만 해도 누구도 전 세계가 일상을 멈춘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하며 혹독한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코로나19와 지난한 싸움 속에 맞이한 크리스마스에도 바이러스의 확산은 멈출 줄을 모르고 폭발적으로 증가해 전 세계 누적 확진자 7,969만 명, 사망자는 174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백신의 등장으로 코로나19 종식의 희망이 생겼지만 지독한 생명력의 바이러스는 강한 내성으로 변이해 지구촌에 또다시 비상이 걸리며 이번 크리스마스 역시 코로나19라는 어둠에 강제로 묻힌 '고요한 밤'이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며 코로나의 심연에 던져진 한 조각 희망 찾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더 크고 더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진 정통 크리스마스 트리에서부터 화장실 휴지,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 등으로 장식한 '코로나19' 세태를 풍자한 트리와 가스마스크, 소방관 방화복 등을 재활용한 독특한 크리스마스 트리까지 오늘도 크리스마스 트리는 종말을 앞두고 심어진 한 그루 사과나무처럼 지구촌의 텅 빈 거리를 묵묵히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