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소비심리는 얼어 붙었지만, 반사이익을 누린 곳도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가전·가구 등 리빙 관련 제품의 소비가 증가했고, 모아뒀던 여행 자금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보복 소비' 현상도 일었다. 반면 여행과 외출이 줄면서 의류·화장품 소비는 급감했다.
28일 비씨카드 빅데이터센터에 따르면, 비씨카드 전체 이용자 중 올해 온라인에서 가전을 구입한 이들은 지난해보다 20% 증가했다.
소비심리가 프리미엄 가전으로 쏠리면서 가전업계는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전자랜드가 올해 1월부터 12월 13일까지 프리미엄 가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안마의자는 60%, LED TV는 63%, 냉장고는 49% 성장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외출을 못 하게 되면서 온라인을 통해 명품이나 프리미엄 제품 등을 구입하며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현상이 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명품도 호황을 맞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주요 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 증가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1~11월 명품 매출이 16% 늘었고, 신세계 백화점은 올해 명품이 온라인에서 23%, 오프라인에서 26% 가량 신장했다.
내년엔 백화점간 명품 브랜드 구축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내년 상반기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진행해 약 15% 수준인 해외 명품 구성비를 2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반면 뷰티·스포츠 용품·의류 등 '체험'과 '외출'이 연관된 품목들은 기존 오프라인 소비를 온라인으로 성공적으로 전환시키지 못했다. 의류는 온·오프라인 소비가 각각 6%, 15% 하락해 가장 타격이 컸다. 뷰티와 스포츠 용품 소비도 오프라인 감소분(각각 21%, 19%)에 비해 온라인 증가분(14%, 12%)이 저조해 전체 매출이 감소하면서 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