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논문, '표절' 최종 판정...제 발로 차버린 '참회'의 기회 [종합]

입력
2020.12.24 08:25


가수 홍진영의 석사 논문이 표절로 최종 판정 됐다. 이에 따라 학위 역시 취소된다. 홍진영 역시 자신의 표절 의혹을 인정하고 대중에 용서를 구했지만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조선대학교 측은 23일 "홍진영의 석사 논문을 표절로 판정하고 학위 취소 절차를 밟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홍진영은 조선대 무역학과에서 지난 2009년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3년 뒤인 2012년에는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러나 그의 석사 논문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홍진영 측은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으며, 홍진영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시간을 쪼개 지도 교수님과 상의하며 최선을 다해 논문을 만들었다. 하지만 당시 관례로 여겨졌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 %라는 수치로 판가름되니 제가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뿐"이라고 결백을 주장하며 "지금 생각하니 제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다. 과한 욕심을 부린 것 같다. 석사 및 박사 논문을 반납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특히 홍진영을 가르쳤던 조선대 무역학과 A 전 교수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홍진영의 아버지가 조선대 교수라 학위 취득 과정에서 입김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며 의혹은 더욱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조선대 측 역시 지난 15일 홍진영의 논문을 표절이라고 잠정 결론 내리며 홍진영은 위기에 몰렸다. 조선대 대학연구윤리원 산하 연구진실성위원회는 홍진영의 석사 논문에 대해 표절로 잠정 판단하고 그의 답변을 요청했다.

이후 3일간 침묵하던 홍진영은 지난 18일 결국 "조선대학교 측의 표절 잠정 결론을 받아들이고 가슴 깊이 뉘우치겠다.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다"라며 "신곡으로 컴백하는 날 표절 논문 기사가 나왔다.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너무 겁이 났고 머릿 속이 하얘졌다. 그 때까지도 욕심을 못 버렸던 것 같다. 표절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다시는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아 너무 무서웠다. 학위를 반납하면 그냥 넘어가 주시지 않을까. 혹시 그만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다. 어쩌면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라고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홍진영의 논문 표절 논란은 결국 조선대 측이 해당 논문을 표절로 최종 판정하고 학위 취소 절차를 진행하면서 일단락 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고 대중에게 용서를 구할 시간이 몇 번이나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거듭되는 거짓말로 자신의 과오를 덮으려 한 홍진영의 선택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무섭도록 차갑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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