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악전고투 수험생, 앞으로 두 달 '정시의 좁은문' 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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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9 04:40
2021년 대입 정시 가이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올해 수험생들은 악조건 속에서 입시를 준비했다. 1학기 시작부터 개학이 연기되고 각종 외부 활동이 중단되며 고3 학생부 마감에 비상이 걸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학원과 독서실 집합금지 명령으로 평상시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입시 준비를 이어가야 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대학별 고사 일정이 크게 바뀌었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마저 2주 연기돼 치러졌다. 유독 숨가빴던 2021학년도 입시도 이제 마지막 장에 접어들었다.

올해 수능은 전반적으로 변별력 있는 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어가 역대 두번째로 어려웠고, 수학 가형도 난이도가 올랐다. 지난해 가장 어려웠다고 평가받은 수학 나형은 대폭 쉬워졌다. 코로나19 상황이 반영돼 출제된 절대평가 영어와 수능 필수과목 한국사는 '물수능'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쉽게 나왔다. 그런가 하면 수능 결시율은 14.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졸업생 비율도 29.9%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올해도 상위권 대학 경쟁률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1월 7일 정시 원서접수 시작, 군별 전형기간 8일로 단축

2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1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다음달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정시모집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198개 대학(분교 포함)은 이 기간 중 3일 이상 원서를 접수한다. 재외국민 및 외국인 모집인원 136명을 제외한 올해 정시모집 인원은 7만9,872명이다. 지난해(7만8,589명)보다 1,283명 늘었다.

수험생들은 가, 나, 다 군에서 1곳씩 모두 3곳을 지원할 수 있다. 서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139개 대학이 있는 가군 모집인원은 3만25명이다. 기존 나군이었던 한국교원대가 가군으로 옮겨왔다. 나군에서는 고려대(서울), 연세대, 서울교대 등 138개 대학이 3만240명을 선발하며 다군에선 건국대, 중앙대, 인하대, 홍익대 등 122개 대학이 1만9,607명을 선발한다.

이번 정시모집 전형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소보다 2주 가량 연기됐고, 전형 기간도 지난해 9~11일에서 8일로 단축됐다. 전형 날짜는 가군 13일~20일, 나군 21일~28일, 다군 29일~2월 5일까지다. 합격자 발표는 2월 7일까지이며, 미등록 충원을 감안한 합격자 최종 통보는 2월 18일 오후 9시까지 진행된다. 마지막 기회인 추가모집 원서접수는 2월 22일부터다. 28일 추가 합격자 등록까지 마치면 올해 입시가 마무리된다.

정시모집은 군별로 1회씩만 지원이 가능하다. 육ㆍ해ㆍ공군사관학교, 경찰대학,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특별법에 의해 설치된 대학은 모집군과 상관없이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수시모집 합격자는 정시모집 및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이과나 문과나 국어가 최대 변수

올해 입시 승부처는 문과나 이과나 모두 국어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국어는 만점자가 받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4점 오른 144점으로 역대 두번째로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1등급이라고 해도 만점자의 표준점수와 국어의 1등급 커트라인(최저점·131점)의 차이가 13점이나 된다.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은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 많아 국어가 당락을 좌우하는 열쇠가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최상위권 변화를 나타내는 만점자 숫자도 국어는 151명으로, 지난해 777명에 비해 626명 줄었다.

이과생들이 보는 수학 가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7점으로 지난해 수능(134점)보다 3점 올랐고, 1등급 커트라인도 130점으로 작년(128점)보다 2점 올랐다. 지난해 유독 어려웠던 수학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7점으로 작년 149점보다 12점이나 떨어졌다. 1등급 커트라인도 131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점 하락했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원점수 90점 이상의 1등급 비율이 12.66%나 돼 변별력이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정시에서 영어 비중은 줄었지만, 대학마다 영어 점수 활용 방법이 달라 등급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야 한다. 정시에서는 영어 등급에 점수를 부여하여 일정 비율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고, 총점에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감점하는 대학도 있다. 대학에 따라서 등급 간 점수 차가 다른데, 서울대와 고려대는 점수 차가 적고 연세대와 성균관대는 등급 간 점수 차가 큰 편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인문계열 뿐만 아니라 자연계열에서도 상위권 대학 학과의 합격 여부가 국어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영어가 1등급이 아닌 경우에는 영어 등급 간 구분 점수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시모집 확대 기조 이어져... 수시이월 인원 반드시 확인해야

올해도 대학들의 정시모집 규모 확대 기조가 이어졌다. 서울 소재 상위 15개 대학의 정시 수능위주전형 모집인원은 전년도 대비 590명 증가한 1만1,539명이다.

고려대는 올해 정시 선발인원을 지난해보다 133명 늘린 711명을 모집한다. 자연계열 모집단위 선발인원이 100여명 증가했다. 1,174명을 정시로 선발하는 경희대는 인문계열과 사회계열 모집단위에서 국어와 수학의 수능 반영 비율이 달라 유의해야 한다. 인문계열은 국어 35%, 수학 나 25% 반영인 반면, 사회계열은 국어 25%, 수학 나 35%로, 사회계열이 인문계열에 비해 국어의 비중이 낮고 수학의 비중이 높아 수학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에게 유리하다.

서울대는 정시 선발인원을 전년도보다 32명 늘려 694명을 선발한다. 지금까지 수시모집만 하던 지구환경과학부·수의예과·치의학과는 올해부터 정시모집을 진행한다. 전년보다 88명 늘어난 1,044명을 정시 일반전형으로 모집하는 연세대는 의예과의 정시 규모를 20명에서 26명으로 확대했다.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수시이월 인원은 고려대가 216명, 연세대는 242명이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올해 수능 응시자가 상당히 줄었지만, 영어가 쉽게 출제되면서 1·2·3등급 인원이 대폭 증가해 수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전년도보다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지난해 연세대, 고려대의 수시이월 인원도 상당히 많았던 만큼 정시 원서접수 시작 전에 지원하는 대학의 이월 인원을 포함한 최종 모집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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