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요양원 80대, 병상대기나흘만에 사망...의학적 처치 못받아

입력
2020.12.23 17:32
사회복지사로부터 감염, 19일 검사 확진
22일부터 발열 증상 나타나.. 나흘만에 숨져

경기 용인의 한 요양원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80대 남성이 치료 병상을 배정받기 위해 대기 중 나흘만에 숨졌다.

23일 용인시와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용인시 한 요양원에 입원 치료 중인 8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치료병상을 배정 받지 못해 대기하다 나흘 만인 이날 숨졌다.

이 요양원에는 의료시설인 요양병원과 달리 의사나 간호사가 상주하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다. 의학적 처치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대기하다 사망한 것이다.

이 남성은 2016년부터 이 요양원에 거주해 왔으며 기존 확진자인 사회복지사의 접촉자로 분류돼 지난 19일 오전 검사를 받고 당일 오후 11시 30분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병상 대기 중 지난 22일 오후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났고, 이날 오전 11시 45분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2시 40분께 숨졌다.

시와 방역 당국 등은 경기도에 이 남성의 병상 배정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배정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확진자가 의료진의 의학적 처치가 이뤄지지 않는 곳에서 24시간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가 사망한 경우를 '대기 중 사망'으로 규정하는데, 이 환자가 이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방대본 관계자는 "사망자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라 '대기 중 사망'으로 봐야 하는지 여부는 아직 답할 수 없다"며 "내용을 정리해 이르면 내일(24일)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경기도 내 확진자 중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병원 대기자는 132명, 생활치료센터 대기자는 97명으로 집계됐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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