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나 진단 검사 등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전날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 주재로 열린 내각 회의에서 해당 내용이 담긴 법률 초안에 대한 내각의 지지를 얻었다.
초안에 따르면 일부 장소나 대중교통 이용 등에 대한 권한을 받으려면 백신 접종을 포함해 코로나19 예방적 치료를 받았다는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받을 수 있다. 즉 백신 접종을 받지 않으면 대중교통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법안은 최근 프랑스 내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려는 국민들이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24에 따르면 55%의 프랑스인들은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백신 주사를 맞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프랑스에서는 27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력하게 권하지만 의무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크게 반발했다. 극우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는 "전체주의적인 조치"라며 "이 법안은 간접적으로 시민들의 사회 생활을 막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바스티앙 셰누 국민전선 대변인은 "마크롱 정부가 '보건 독재'를 계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도우파인 공화당의 기욤 펠티어 부대표는 정부가 "의회 통제 없이 우리의 자유를 정지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갖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중도파 민주독립연합 소속 상원의원인 나탈리 굴렛은 "공공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힐난했고, 극좌파인 알렉시스 코비에르는 "공공의 자유를 제한하려면 최소한 집단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해명에 나섰다. 아멜리 드 몽샬랭 공공부문 장관은 "(해당 법안이) 정부의 예외적 권력을 창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 전혀 아니다"며 "해당 법안에 대해 설명이 필요한 모든 점이 밝혀지는 토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