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의 사랑나눔은 언택트로 계속된다

입력
2020.12.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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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불편한 장애인과 함께 걷던 행사는
걸음 기부 앱 통해 장소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
찾아가던 봉사활동은 비대면 방식으로 탈바꿈
올해 헌혈만 3차례… 소아암 환아 위해 쓸 예정
20회 맞은 우정 선행상은 총 상금 5000만원 늘려

“사회적 상황으로 거리를 두어야 하지만 일상 속에서 쉽게 참여하고 기부를 할 수 있어 신기하고 뿌듯합니다.”

올해 비대면으로 진행된 ‘꿈을 향한 삼남길 트레킹’에 참여한 조현재 코오롱글로벌 과장이 전한 소감에선 흐뭇함이 묻어났다. ‘꿈을 향한 삼남길 트레킹’은 코오롱사회봉사단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매년 가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도와 걷고 이동한 거리만큼 복지기관에 기부해왔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에 맞게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임직원, 장애인, 일반시민 등 누구나 캠페인 기간 동안 스마트폰 응용 소프트웨어(앱)를 통해 장소의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게 한 것. 참가자는 걸음 기부 앱인 ‘빅워크’를 설치하고 약 2주간 일상생활 속에서 걷는 걸음을 통해 기부했다. 코오롱사회봉사단은 전체 목표 걸음 7백만보를 달성,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복지기관에 기금을 전달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고, 삶이 팍팍해지면서 봉사와 기부 문화 역시 위축되고 있지만 코오롱의 사랑나눔은 언택트로 방식을 바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1월에 실시한 드림팩 캠페인은 코오롱 신입사원이 방한용품, 학용품 등으로 구성된 드림팩을 제작해 전국 40여개 아동센터에 직접 기부했다. 하지만 7월에 열린 두 번째 이벤트인 봉사 집중주간 ‘드림 파트너스 위크’는 ‘몸은 멀어도 마음은 더 가깝게’라는 주제 아래 비대면 중심으로 탈바꿈했다.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을 위해 비누와 면마스크를 직접 만드는 ‘핸즈온 프로그램’과 사업장 주변을 달리면서 쓰레기를 주워담는 ‘쓰담달리기’ 등으로 채워진 것.

저소득층 및 장애아동에게 희망을 전하는 ‘코오롱 헬로 드림’은 매년 1만 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전국 40여개 지역아동센터에 직접 찾아가 봉사활동을 펼쳤지만 올해는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생필품을 지원하고 마스크와 인형을 만들어 전달하는 방식으로 사랑의 손길을 이어갔다.

코오롱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들을 펼쳐왔다. 확진자가 급증해 음압치료병실이 부족했던 3월, 25억원을 들여 모듈형 음압병실을 건립해 서울대병원에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마스크 대란이 일자 코오롱 인더스트리는 기존 의료용 멜트블로운(MB) 필터 연구용 실험 설비를 마스크용 MB필터 제조용으로 전환 가동해 약 200만 장의 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 MB필터를 생산해 기증했다.

코오롱 FnC부문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을 위해 흡한속건 기능성 티셔츠 2,000벌, 바지 887벌 등 총 2억원 상당의 의류를 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에 기증해 대구에 파견 중인 공중보건의들에게 전달했다.

코오롱 임직원들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전국적으로 헌혈 인구가 급감하면서 혈액 수급이 부족해지자 4월에 긴급 헌혈캠페인을 실시해 헌혈증을 기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매년 실시하던 여름철, 겨울철 헌혈 캠페인도 예년과 다름없이 진행해 올해만 3번의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달 실시한 동계 헌혈 캠패인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 6개 사업장에서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2013년부터 코오롱 임직원들이 기부한 헌혈증은 총 5,000장에 달하며, 올해 3차례 캠페인을 통해 모인 헌혈증은 내년 초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돼 소아암을 앓는 환아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또 1981년에 설립된 오운문화재단을 통해서도 장학금 지급, 교육기관 지원 등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01년부터 시상한 ‘우정 선행상’을 통해 매년 모범적인 봉사와 선행으로 사회의 귀감이 되는 인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마음이 얼어붙은 올해는 20회 시상식을 맞이하면서 예년보다 상금 규모를 늘려 대상 수상자에게 5,000만원을 비롯해 총 1억5,000만원의 상금을 시상했다. 지난해까지는 대상 상금 3,000만원 등 총 상금이 1억원이었다.

지난 10월 열린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김은숙(81)씨는 팥죽집을 운영하며 40여년간 12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다. 본상은 서울 중랑구 지역 자조단체인 ‘사랑의 샘터 ECB’, 보육원에서 29년간 의료교육봉사를 해온 송헌섭(63)씨, 19년간 학교폭력 피해자 지원활동을 해온 조정실(62)씨가 수상했다. 올해 시상식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수상자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재단이 각 수상자를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시상식’으로 진행됐다.이웅렬 재단 이사장은 시상식에서 “2020년의 시작과 함께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라는 역풍을 만나 전례없는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며 “어두운 소식들만 회자되는 요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며 잠시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치들을 일깨우고, 희망을 전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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