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채점결과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국어'가 정시 모집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시율은 14.7%로 수능이 시작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학력격차로 중위권이 줄어들고, 졸업생이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교육 당국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2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개인별 성적은 23일 통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은 49만3,433명이 지원해 42만1,034명이 응시했다. 응시생은 지난해보다 6만3,703명이 줄었고, 최종 결시율은 14.7%로 지난해(11.7%)보다 3%포인트나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결시율은 인문계 응시자가 더 높았다. 수학 가형 결시율은 10.5%, 과학탐구 결시율은 11.1%였으나 수학 나형 결시율은 15.4%, 사회탐구 결시율이 16.7%에 달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많은 수시모집 지원자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인문계 지원자들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직후 국어 영역은 원래 쉬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채점 결과 수능에서 가장 변별력 높은 과목으로 꼽혔다. 만점자가 받는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으로 지난해보다 4점이나 올랐다. 2019학년도 수능 당시 150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내려가면 표준점수가 올라가고 시험이 쉬우면 평균이 올라 표준점수가 내려간다. 1등급 구분점수(등급 컷)는 131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이날 평가원은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지만 중고난도 문항이 예년보다 더 어렵게 출제됐다”고 밝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영역 1,2등급 인원이 전년 대비 1만1,032명이 감소하면서 상위권 변별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수학 영역은 지난해보다 수학 가형은 어렵게, 수학 나형은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가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7점으로 지난해 수능(134점)보다 3점 올랐고 1등급 컷도 130점으로 지난해(128점)보다 2점 올랐다. 지난해 유독 어려웠던 수학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7점으로 지난해 149점보다 12점이나 떨어졌다. 1등급 컷도 131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점 하락했다.
하지만 수학 나형의 만점자 숫자는 1,427명으로 전년도(661명)보다 2배 늘었고, 동시에 2등급 이내 상위권 인원이 전년도보다 5,309명 감소했다. 이 소장은 “2등급 이내 인원이 366명 증가한 수학 가형과 달리 수학 나형은 2등급 이내 인원이 대폭 감소하면서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뿐 아니라 정시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절대평가에 따르는 영어는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학생 비율이 12.66%로, 지난해(7.43%)보다 5.23%포인트 늘었다. 수능 필수과목인 한국사 또한 응시생의 34.32%가 1등급을 받았다. 평가원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쉽게 출제됐고, 어려운 문제라 예상했던 것들이 응시생들에게 조금 더 쉬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전반적으로 올해 수능은 최상위권에겐 쉽고 중위권대에겐 어려웠다"고 총평했다.
한편 이번 수능에 응시한 졸업생 비율은 역대 최대인 29.9%를 기록했다. 만점자는 재학생 3명, 졸업생 3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