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북한에 자유로운 정보 유입돼야”… 대북전단법 에둘러 반대

입력
2020.12.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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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남북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제정한 것과 관련,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자유롭게 정보 유입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대북전단금지법에 관한 입장을 묻는 한국일보 질의에 “글로벌 정책으로서 우리는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의 보호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으로 자유롭게 정보가 유입되기 위해 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촉진하기 위해 비정부기구(NGO) 및 다른 국가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전단금지법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완곡하게 반대 의사를 표한 것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은 앞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살포와 대북확성기 방송 등 남북합의서 위반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 및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법안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법안 발의 때부터 야당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좌관에 이어 미 의회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공동의장 제리 코널리 민주당 하원의원도 법안 수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영국 의회의 북한 인권 청문회에서도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워싱턴=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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