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S&P 편입 첫날 주가 뚝...애플 '전기차 생산'에 발목?

입력
2020.12.22 10:20
뉴욕 증시서 전 거래일보다 6.49% 떨어져
일부선 "애플, 전기차 자체 생산" 발표 영향에 주목
전문가들 "S&P 500 편입 뒤 차익 실현 나서는 경향"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고대하던 월가 대표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에 편입된 첫날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변동으로, 최근 S&P 500 편입을 기대하고 테슬라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49% 떨어졌다. 18일 6% 오르며 주당 가격 신기록을 수립했지만 이날은 매도세가 몰렸다. 시장 일각에선 이날 애플이 2024년까지 전기차를 자체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며 주목했다.

하지만 이날의 하락 자체는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선 어느 정도 예견된 사건이었다. 통상 S&P 지수에 편입하게 된 종목은 편입 발표 후 주가가 크게 오르지만, 편입 직후 기준으로 보면 며칠 내지 몇 달간은 어느 정도 하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제 투자사 번스타인이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S&P 500지수 편입이 발표된 50대 종목의 주가는 편입 발표와 실제 편입 사이에는 평균 3% 올랐다. 하지만 편입 후 6개월간은 평균 1.7% 내렸다.

보고서를 작성한 분석가 토니 사코나기는 테슬라도 S&P 편입 직후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의 4분기 판매실적이 1월 발표되는데 예상을 넘는 극적인 성과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21일에 단기 차익을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이 예견이 적중했다.

테슬라는 이날 편입으로 S&P 500 지수 전체 시가총액의 1.6%를 차지하게 됐다. 이 때문에 S&P 500도 이날 14.49포인트(0.3%)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낙폭 가운데 4.1포인트는 테슬라의 영향이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장에 유동성이 대거 공급되고 기술기업 투자 열풍이 불면서 테슬라 주가는 지속적으로 올랐다. 18일까지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730%다. 21일 하락분을 반영해도 676% 오른 상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이날 트위터에 "테슬라를 성공하게 한 모든 이들의 노력에 감사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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