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 환자가 20만명을 넘었다. 가을·겨울이 오면서 전 세계가 직면한 재유행 물결을 일본 역시 피하지 못했다. 일본 정부가 경기 침체를 우려해 방역 대응 단계를 높이는 데 주저하는 사이 의료계가 먼저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나섰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1일 오후 8시 30분 현재 일일 신규 확진자가 1,804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가 20만1,760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48명 증가해 2,978명이 됐다. 이날까지 최근 일주일간 1만8,75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전주보다 확산세가 5%가량 빨라졌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급증세에도 올해 4~5월과 달리 긴급사태 발령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14일 정부의 여행 장려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게 전부다.
정부가 머뭇거리는 사이 일본의사회, 일본간호사협회, 일본병원회 등 의료 관련 9개 단체는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 긴급사태선언'을 발표했다. 현재와 같은 확산세가 지속되면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통상적 의료서비스도 제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다.
일본 민영방송사 뉴스네트워크인 ANN에 따르면 나카가와 도시오(中川俊男) 일본의사회 회장은 "누구든 평등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일본의 의료 제도가 바람 앞의 등불이 됐다"면서 "일반 국민도, 의료 관계자도 모두 단결해 (코로나19를) 극복한다는 의지를 총리가 표명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