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상 압축 ‘올해의 사자성어’ … 선정 방법과 역대 성어는  어떤 것이?

입력
2020.12.21 14:06
2001년 '오리무중'부터 2020년 '아시타비'까지대부분 부정적 사자성어 선정 
한국 사회가 어렵고 혼란스럽다는 방증


▲ 2020년: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 - 아시타비(我是他非)

▲ 2019년: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 - 공명지조(共命之鳥)

▲ 2018년: 책임은 무겁고 길은 멀다 - 임중도원(任重道遠)


① ‘올해의 사자성어’는 어떻게 선정

그 해에 있었던 주요 사건과 시대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교수신문이 2001년부터 매년 연말 교수들 투표를 거쳐 발표하고 있다.

선정방법은 우선 추천위원단의 추천을 받고, 이를 예비심사단 심사, 전국 교수 본설문의 세 단계를 거친다.

올해 후보에 오른 사자성어는 ‘아시타비’ 외에 ‘후안무치’(厚颜無耻), ‘격화소양’(隔靴搔癢), ‘첩첩산중’(疊疊山中), ‘천학지어’(泉涸之魚), ‘중구삭금’(衆口鑠金) 등 총 6개였다.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실시된 투표에는 전국 906명의 교수가 참여해 두 표씩 행사했고, 총 1,812표 중 32.5%인 588표를 받은 ‘아시타비’가 1위에 올라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여야, 진보와 보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사이는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을 두고서도 사회 도처에서 ‘내로남불 사태’가 불거졌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교수신문에 따르면 올해 ‘아시타비’는 중앙대 정태연, 영남대 최재목 교수가 추천했다.


②아시타비(我是他非)는 무슨 뜻



‘아시타비’는 한자 그대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이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을 한문으로 옮긴 말로 따로 뗀 원전 출처가 없어 신조어에 가깝다.

조국에 이어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는데 골자는 한 줄이다.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다’
예체능∙40대
진보 정권은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 없고 보수 세력은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
사회∙60대
도덕적 시비에 빠진 적폐청산과 야당의 방어전략으로 추상적, 도덕적 차원에 국정이 고립됐다.
사회∙30대

올해 설문에 응한 교수들의 평을 보면 언론, 검찰, 지식인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③역대 사자성어는 어떤 것이

역대 ‘올해의 사자성어’를 살펴보면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의 사자성어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회가 어렵고 혼란스러웠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다만 2017년에는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긍정적 의미의 사자성어인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선정되기도 했다.




김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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