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뇨의학회(회장 이규성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62%가 혈뇨 환자 진료 시 방광암 등 비뇨기암 발병 가능성을 1순위로 염두에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한비뇨의학회는 지난 10~11월 전국의 비뇨의학과 전문의 250명, 가정의학과ㆍ내과전문의 188명에게 ‘혈뇨 진료 현황 및 인식’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91.6%, 내과ㆍ가정의학과 전문의 54.3%가 매일 1명 이상의 혈뇨 환자를 진료할 정도로 혈뇨 발생이 빈번했다.
지난 2019년 대한비뇨의학회가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 거주하는 50~74세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15%가 혈뇨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혈뇨 환자를 진료 시 주로 고려하는 질환이 무엇이냐(1순위)는 질문에 대해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58%가 방광암이라고 답했다. 또한 신우요관암(2%), 콩팥암(1.6%), 전립선암(0.4%) 순으로 답해 비뇨기암을 1순위로 고려하는 비율은 모두 62.0%였다.
이는 혈뇨 환자 진료 시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유병률 높은 양성 질환(방광염 등)보다는 유병률은 낮지만 치명적 질환인 비뇨기암(방광암 등)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진료 과정에서 혈뇨 환자를 접하는 가정의학과ㆍ내과 전문의도 방광암 30.9%, 전립선암 4.8%, 신장암 3.7%, 신우요관암 1.1%로 비뇨기암 발병 가능성을 1순위로 고려한다는 응답률이 40.5%로 나타났다.
한편 방광염이나 요로결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비율은 각각 25.5%, 22.9%로 비뇨의학과의 12%, 18%보다 높았다.
박관진 대한비뇨의학회 홍보이사(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혈뇨는 방광암, 신우요관암을 비롯한 비뇨기암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전문의들은 혈뇨 환자를 진료할 때 비뇨기암 발병 위험을 우선 고려한 후 암 발병 여부를 정확히 진단하는 치료 접근법을 따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혈뇨가 방광암 발병과 연관돼 있고, 고령화로 인해 우리 사회의 방광암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혈뇨 환자에게 방광 내시경 검사를 실시해 혈뇨의 원인과 암 발병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75.2%가 방광내시경 검사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24.8%는 방광내시경 검사를 전혀 시행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비뇨의학과 의원에 소속된 전문의의 경우 56.6%가 방광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방광내시경 검사를 하지 않는 비뇨의학과 전문의(n=62)들은 침습성(62.9%)과 낮은 수가(45.2%)를 주원인으로 꼽았다(중복 응답 기준).
한편, 설문에 참여한 비뇨의학과 전문의들 중 연성 방광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비율은 전체의 56%였다. 비뇨의학과 전체 응답자의 88.4%는 부드럽게 휘어지는 재질로 만들어져 환자 고통을 줄이는 연성 방광내시경 검사 도입이 된다면 방광내시경 검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박관진 홍보이사는 “최근에는 환자 통증과 불편감을 줄인 연성 방광경 검사의 도입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혈뇨가 있다면 비뇨의학과에 가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