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보류된 가운데,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 당국은 의료 현장이 받쳐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의료 현장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천은미 교수는 2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코로나19는) 직장 생활에서 가장 많이 감염이 되기 때문에 재택 근무를 해야 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간의 이동도 분명히 감소를 시켜야 한다"며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여행 계획을 굉장히 많이 잡고 있는데, 그 여행하는 도중에 가족과 지인에게 감염이 되고 전파를 다 시킨다"고 지적했다. 지역에서도 요양병원 위주로 확진자가 발생한다며 "지역사회 감염이 지방도 상당히 퍼져 있다는 의미"라고 봤다.
천 교수는 "3단계를 짧게 2주 정도를 해서 확산세를 꺾고, 역학조사를 많이 해서 지방에도 선별진료소를 확대하고, 가정용 키트를 빨리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내놓은 3단계 격상의 전제조건으로 역학조사와 의료역량, 두 가지 '보조지표' 질문에 대해서도 천은미 교수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봤다.
천 교수는 "역학조사는 지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무료 선별 검사실에서 0.3% 확진자가 나오는데, 서울 인구 1,000만 중에 무증상자가 3만명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의료역량에 대해서도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병상도 정부에서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서 300병상을 확보한다고 하는데, 300병상이 나오기 전에 다른 환자들이 사망하게 된다'며 "병상 자체를 이론적으로 계산할 게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과 토론을 통해 효과적인 병상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중증 병상을 확보할 경우 다른 중증 환자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패혈증이나 뇌졸중, 심근경색 환자는 바로 중환자실에 들어가야 살 수 있지만, 코로나19 환자는 처음부터 중증이 되지 않는다"며 "코로나19를 중증으로 가지 않게 초기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