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가 2026년까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5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못 지으면 조성원가에 구입했던 송도 땅을 인천시에 도로 팔고, 지연손해금까지 내기로 했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박남춘 인천시장과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서승환 연세대 총장, 장현근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대표이사는 지난 18일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송도 7공구 국제캠퍼스 내 미개발부지(24만6,486㎡)와 송도 11공구 교육연구용지(14만1,291㎡) 등 총 38만7,777㎡를 활용, △500병상 이상 연구중심병원을 건립하고 △융합연구·창업벤처·융합교육·미래혁신·산학협력·소통혁신 등 6개 구역으로 구성되는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인천시는 캠퍼스 건립을 위해 2007년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측에 송도 11공구 땅(34만2,219㎡)을 제공하고,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은 이곳에 아파트와 주상복합 등을 지어 사이언스파크 건립을 지원한다. 연세대는 2026년까지 송도세브란스병원을 건립하고, 국책사업과 민간투자를 끌어들여 사이언스파크를 조성·운영한다. 대학원생 등 연구인력도 1,000명 이상을 유치하기로 했다. 총 사업비는 개발 이익 6,000억원을 포함해 2조1,100억원이다.
인천시는 연세대의 병원 건립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병원 착공·준공 일자를 지키지 못하면 송도 11공구 땅을 해제조건부 매매(환매)할 수 있다는 조항을 협약에 포함했다. 또 병원 준공 지연 시 매년 20억원에 이르는 지연손해금도 부과하기로 했다.
연세대는 2006년 1월 송도 7ㆍ11공구 182만㎡ 부지를 조성원가(3.3㎡당 약 50만원)에 공급 받아 국제캠퍼스, 병원,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기로 인천시와 협약을 맺었다. 1단계 사업으로 송도 7공구 92만㎡ 부지에 국제캠퍼스를 조성, 2010년 3월 개교했으나 병원과 사이언스파크 조성은 진척이 없었다. 연세대와 인천시는 2018년 3월 병원과 사이언스파크 부지를 기존 90만㎡에서 현재 규모로 축소하는 내용의 2단계 조성사업 협약을 다시 맺었으나, 이후에도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이번 협약으로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나 병원 병상 규모가 1,000병상에서 절반으로 감소한데 이어 인력 유치 규모도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사업 축소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