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영국 정부가 긴급 봉쇄조치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달부터 적용하던 3단계 대응 시스템에 4단계를 신설하고, 크리스마스 기간 5일간 완화 조치를 취하기로 했던 계획에서도 한 발 물러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런던과 잉글랜드 동부ㆍ남동부 일부 지역을 코로나19 대응 4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4주간 잉글랜드 지역 전면 봉쇄조치에 나섰던 영국 정부는, 이달 2일부터는 ‘지역별 3단계 대응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해당 시스템에서는 코로나19 최고 대응 단계가 3단계다. 그러나 이 조치로는 빠르게 확산하는 변종 바이러스를 억누르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4단계를 신설한 것이다.
4단계는 지난달의 전면 봉쇄조치와 같은 수준이다. 병원, 약국 등 필수 시설을 제외한 비필수업종 가게와 시설은 문을 닫아야 하고,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와 보육 등의 목적 외에는 반드시 집에 머물러야 한다. 야외 공공장소에서도 다른 가구 구성원 한 명과만 만날 수 있다. 정부는 2주간 이 같은 조치를 적용한 뒤 오는 30일 지속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또 크리스마스 전후로 완화하기로 했던 모임 관련 조치도 강화하기로 했다. 당초 23일부터 5일간은 최대 3가구가 함께 머물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당일 하루만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4단계 시행 지역에서는 완화 조치 자체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가 이 같은 특단의 대책을 취한 것은 최근 영국 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슨 총리는 “‘신규호흡기 바이러스위협 자문그룹’이 변종을 분석한 결과 더 심각한 질환이나 높은 사망률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훨씬 더 빨리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에 따르면 변종의 감염력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70%나 높다.
영국 최고 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변종이 백신이나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현재 없지만 더 빨리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