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과 토성이 약 400년 만에 가장 가까워진다. 다음 대근접은 약 60년 뒤인 2080년 3월 15일로 한참 더 기다려야 한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오는 21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목성과 토성의 대근접 실시간 관측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서 중계한다고 18일 밝혔다.
태양 주변을 도는 목성과 토성은 공전주기가 각각 11.9년, 29.5년으로, 두 행성은 약 19.9년 마다 가까워진다. 그러나 공전궤도면 기울기가 서로 달라 두 행성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가까워지더라도 높낮이가 달랐다.
오는 21일에는 맨눈으로도 목성과 토성이 겹쳐 보일 전망이다. 이날 남서쪽 하늘에서 만나는 두 행성 간 거리는 매우 가까워 맨눈으로 보면 두 행성이 포개져 보인다. 쌍안경으로 관측하면 목성과 토성이 조금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천체망원경으로는 목성의 4대 위성(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과 토성의 가장 큰 위성 타이탄까지 볼 수 있다.
조재일 국립과천과학관 전문관은 “목성이 상당히 밝아 맨눈으로 대근접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관측되는 고도가 낮아 목성과 토성의 위성까지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근접은 광해군 15년인 1623년 7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21일 만나는 목성과 토성의 각(角)거리는 6분(分, 각도 1도를 10분의 1로 나눈 값)으로 보름달 크기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당시 목성과 토성의 대근접은 태양과 너무 가까이에서 이뤄진 데다 같은 해 장마가 길어 지구에서는 관측이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조선왕조실록에도 목성과 토성의 대근접은 담기지 않았다.
약 2000년 전에도 목성과 토성의 대근접이 관측됐다. 기원 전 6년 5월 30일과 기원 후 1년11월 5일에도 목성과 토성은 오는 21일 대근접만큼이나 가까웠다. 이 때문에 요하네스 케플러(1571-1630년) 등 일부 과학자는 아기 예수 탄생 당시 동방박사들이 봤던 베들레헴의 별이 목성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온라인 생중계에서는 천체관측소의 관측 및 촬영장비를 활용해 목성과 토성을 관측하며 두 전문가가 두 행성이 태양과 일렬로 정렬하는 회합주기와 목성ㆍ토성의 특징 등을 해설할 예정이다.
국립과천과학관 관계자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관측기회이다”며 “4세기 만에 펼쳐지는 우주쇼를 직접 눈으로 보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