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0시부터 술 마시며 게임을 즐기는 ‘홀덤펍’은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호텔 등 숙박업소에서 개인이 파티나 행사를 주최할 경우 허용된 정원을 엄격히 지키되, 이를 어겼을 경우 바로 퇴실 조치한다. 스키장은 오후 9시에 문 닫고, 민간기업엔 재택근무와 시차출근제 확대를 권고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방역 사각지대 최소화 지침'을 내놨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 이틀 1,000명선을 넘고, 사망자도 22명까지 치솟으며 두 자릿수를 이어가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내놓은 지침이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현행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에서 제기됐던 문제점 등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자영업자 등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보다, 그간 방역 관리가 미흡했다고 판단되는 ‘구멍’을 메워 현재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의 효과를 최대치로 높여 보겠다는 결정이다.
대표적인 게 홀덤펍이다. 젊은이들을 상대로 게임과 함께 가벼운 식사나 술을 제공하기에, 가게에 따라 음식점, 주점 등 다양하게 등록되어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 2.5단계 집합금지 대상에서 빠졌다. 손 반장은 "지자체가 직접 찾아가 관리할 것”이라 말했다. 무인카페의 매장 안 식사도 금지된다. 손 반장은 또 “원격수업 확대나 학원 집합금지로 돌봄 공백이 생긴 맞벌이 부부에 대해 기업들이 재택근무, 돌봄휴가를 우선 부여하는 방안도 포함했다”고 말했다.
이는 거리두기 효과가 최근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중수본이 지난 11월 중순 이후 휴대전화 이동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주말(12,13일) 전국 이동량이 직전 주말(5,6일)보다 12% 줄었다. 손 반장은 "지난주 수도권의 주말 이동량을 보면 예전 대구·경북에서 2,3월 이동량이 최저였던 때보다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환자가 쏟아지겠지만, 거리두기 효과가 발휘되면 감소세로 전환되리라는 기대다.
하지만 3단계 격상을 피하기 위해 사실상 '2.5단계+알파'를 선택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거리두기 3단계 요건인 ‘한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 800~1,000명’은 지난 16일 이미 충족됐다. 이달 10~16일 한 주간 평균 확진자가 833명이다. 여기다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이들 비율이 최근 4주간 12.9%, 14.2%, 17.0%, 22,8%로 계속 상승세다. 지난 16일 기준 수도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단 4개 남았고, 지난 15일엔 확진 판정 뒤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서울의 60대 시민이 3일간 자택에서 대기하다 숨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다섯 단계로 세분화해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정부 스스로 지키지 않음으로써 국민들에게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3단계 격상을 '방역의 마지노선'으로 여길 게 아니라 '의료체계 정비 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단계 격상해서 2주 정도 강력하게 시행해야 병상 확보 등 의료체계를 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며 "3단계 가느니 마느니 조마조마해 하는 것보다는 빨리 격상한 뒤 이번 겨울 내내 지속될 장기전을 준비하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