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EPL 득점 공동선두…'토트넘 통산 100호골' 한 골 앞으로

입력
2020.12.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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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동점골
연일 활약에 외신, ‘전설’ 차범근과 비교하며 찬사
토트넘은 리버풀에 1-2 패하며 2위로


손흥민(28ㆍ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11호골(시즌 14호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선두로 올랐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넣은 99번째 골이다. 아시아 선수 최초 ‘유럽 빅리그 통산 100호골’이라는 대기록에 이어, 한 팀에서만 100개의 골을 넣는 또 다른 대기록이 한 골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손흥민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FC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0~21시즌 EPL 13라운드 리버풀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0-1로 뒤진 전반 33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지오바니 로 셀로(24ㆍ아르헨티나)가 찔러준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오른발로 볼을 가볍게 차 넣었다. 오프사이드 비디오 판독(VAR) 끝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손흥민이 리버풀전에서 골을 터트린 것은 2017년 10월 리그 맞대결(4-1 승)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골로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도미닉 칼버트 르윈(에버턴)과 나란히 리그 득점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게 됐다. ESPN은 “손흥민이 영리하고 침착한 마무리를 했다”고 평가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5점을 매겼다. 9개의 세이브를 기록한 위고 요리스(34ㆍ프랑스) 다음으로 높은 점수다.

이번 득점은 손흥민이 2015년 8월 토트넘 입단한지 5년여 동안 공식 경기에서 넣은 99번째 골이다. 한국인 선수가 유럽 주요 리그의 한 팀에서만 100개의 골을 넣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미 손흥민은 지난해 10월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978~1989년 세운 유럽 무대 최다골(121골) 기록을 넘어섰다. 올해 10월에는 아시아 최초 ‘빅리그 통산 100호골’ 기록을 세우며, 차 전 감독이 세운 독일 분데스리가리그 통산 98골 기록을 앞질렀다. 연일 한국 축구를 넘어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가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 16일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손흥민 정도의 활약을 보인 선수는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 “박지성과 차범근이 이력서에 더 많은 트로피를 써낼 수는 있지만, 과연 그들이 손흥민보다 높은 기량을 지닌 선수였다고 할 수 있을까”라며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차범근과 손흥민이 역대 아시아 선수들 중 전세계에서 가장 크게 인정받은 선수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토트넘은 후반 45분 호베르투 피르미누(29ㆍ브라질)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후반 42분 손흥민이 델레 알리와 교체된지 3분만에 터진 골이었다. 올 시즌 EPL에서 토트넘이 내준 실점 12점 가운데 5점이 손흥민 교체 이후 나왔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7승4무2패(승점 25점)를 기록, 리그 2위로 내려앉으며 리버풀에 단독 선두 자리를 내줬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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