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환자 병상 59개 확보... '병상 짜내기' 고심

입력
2020.12.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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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찍고, 하루 사망자 수가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중환자 병상 확보 문제가 갈수록 난감해지고 있다. "20일간 매일 1,000명씩 환자가 발생해도 감당해낼 수준으로 병상을 확보하겠다"며 방역당국이 제시한 중환자 병상 확보 목표는 300개다. 하지만 실제 확보한 병상은 35개로 목표 대비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준'중환자 병상 개념을 내놨다. 중환자 가운데 완치됐으나 불안감 때문에 퇴원을 미루거나, 기저질환으로 좀 더 치료 관찰이 필요한 이들을 '준중환자'로 분류해 1인실로 이동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비워진 중환자 병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일종의 고육지책이자 묘수인데 준중환자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정부 "4~5등급 환자 위한 준중환자 병상 마련"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6일 "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되거나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환자의 치료를 위해 15개 병원에 59개의 준중환자 병상을 지정해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병세에 따라 모두 1~7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이 가운데 병상을 배정받아 치료받는 위·중증 환자는 5~7등급이다. 5등급 환자는 고유량(High flow) 산소치료를, 6등급은 기관삽관 등을 통한 인공호흡을, 7등급은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나 지속적신대체요법(CRRT) 같은 장비를 활용한 치료를 받는다.



이 위·중증 환자 가운데 상태가 많이 호전돼 4등급으로 곧 내려갈 환자들을 중환자 병상에서 준중환자 병상으로 보내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5등급으로 악화될 가능성 있는 2~4등급(중등증) 환자들도 준중환자 병상에 배정,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다.


중환자 60%가 5등급... "병상 운영 숨통 틔어줄 듯"

준중환자 병상은, 결국 중환자 병상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다. 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은 전국에 31개가 비어 있는데,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수도권은 서울 1개, 인천 2개 해서 모두 3개뿐이다.

방역당국은 이날 기준 병상을 배정받은 위·중증 환자 226명 중 130명(60%)은 5등급 환자다. 6,7등급으로 악화될 위험에 대비해 중환자실에 들어가 있지만, 당장은 산소치료 정도만 받고 있다. 이 130명 가운데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일부 환자만 준중환자 병상으로 이동시켜도, 당장 한두 자리가 아쉬운 중환자 병상 운영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윤 반장은 "준중환자 병상에도 기본적인 산소치료는 가능하도록 고유량 산소요법 장비를 갖춰 뒀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급성기는 지났지만 양성이 나오는, 일반 병상으로 보내기는 모호한 환자들을 위해 별도의 범주를 만들 필요성은 예전부터 제기돼 왔다"며 "격리치료받는 이들은 한 곳에 모여 있는 게 최선이지만, 급한 상황에서 대안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방심할 순 없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준중환자 병상에서 산소치료를 하려면 결국 관련 데이터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의료인력도 함께 투입돼야 한다"며 "동시에 상태가 호전된 환자라 해도 언제든 6,7등급으로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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