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3월 신천지 사태 이후 9개월 만에 처음 20명 대를 기록하면서 전방위로 확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음압 병상 87개 중 여유분이 15개에 불과해, 경북도는 안동의료원 내 일방병실을 비우는 등 추가 병상 확보에 나섰다.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28명 늘어 총 1,878명(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이다. 이는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 수가 폭발한 데 이어 지난 3월20일 하루 10명을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최다 발생이다.
경북은 지난달 중순부터 소규모 연쇄 감염이 일어났고, 이달 들어 12일 19명, 13일 18명, 14일 16명, 15일 15명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다 9개월 만에 처음으로 20명 대를 나타냈다. 또 최근 1주간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사회 감염에 따른 확진자만 105명이 나와 하루 평균 1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포항에서는 벤처기업 등 78개사가 입주한 포항테크노파크 내 한 업체에서 확진자 2명이 나와 해당 사업장은 물론 테크노파크 내 구내식당이 폐쇄됐다. 또 테크노파크에서 상시 근무하는 임직원 842명이 검체 검사를 받았고, 일부 회사는 감염 확산 우려에 문을 닫기도 했다.
최근 경북 지역 확산세는 신천지 사태 때와 달리 도내 전 지역에 골고루 발생하고 있다. 3월에는 대구와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근래에는 안동과 구미, 포항, 경산 등 감염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신규 확진자 28명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안동과 구미에서 8명씩 발생했고 포항 4명, 경산 3명, 영천 2명, 경주 1명, 영주 1명, 칠곡 1명 등 8개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났다.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도내 음압 병상 여유분도 크게 줄어 들었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도내 4개 감염병 전담병원 음압 병상 87개 중 15개만 남아 있다. 동국대 경주병원은 30개 중 6개, 안동의료원 29개 병상 중 3개뿐이다. 김천의료원은 20개 중 4개, 포항의료원은 8개 중 2개가 남아 있다.
지역 확진자 중 37명은 대구에서 치료받고 있다. 34명은 대구의료원에서, 2명은 칠곡경북대병원에서 각각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1명은 경북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경북도는 확진자가 늘어 병상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자 20일까지 안동의료원 일반 병실을 모두 비우고 110개 병상에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확진자 추세에 따라 안동의료원이 포화상태에 달하면 포항의료원 또한 일반환자를 옮겨 123개 병상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중앙정부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상주적십자병원(병상 110개)과 영주적십자병원(병상 99개)은 전체의 20%를 지역민이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건의한 상태다.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확보에도 나섰다.
도는 이날 경주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원에 280개 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를 열었다. 이곳은 대구와 경북, 울산권역 확진자들이 사용한다.
지난 8일에는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에 108개 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를 열었다. 이곳에는 울산지역 환자 36명 등 89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민간시설 1곳에 210개 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하기 위해 해당 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확진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27명 늘었다. 이중 16명은 달성군, 중·남구 소재 종교시설과 관련한 진단검사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11명은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시행한 진단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다.
현재 대구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 중인 환자는 152명이다. 151명은 지역 병원 4곳에, 1명은 타지역 센터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