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혼맥' 더 늘었다…정계보단 대기업 간 혼사 늘어

입력
2020.12.1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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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에서 대기업 간 혼인 비율 48.3%
일반인과 결혼하는 비중도 부모세대보다 늘어

국내 대기업 오너 자녀세대의 절반 이상이 다른 대기업 가문과 결혼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 세대보다 자녀 세대에선 대기업 가문 간 혼인사례가 더 늘어난 반면, 정ㆍ관계 가문과 혼인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 집단의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중 경영에 참여했거나 참여 중인 인물의 ‘혼맥(이혼, 재혼 포함)’을 분석한 결과, 총 317명의 오너 일가 중 대기업 간 혼인한 비중은 48.3%(153명)였다. 부모 세대의 대기업 간 혼사가 46.3%(81명)였던 것에 비해, 자녀 세대에선 50.7%(72명)로 비중이 더 늘었다.

혼인관계에선 부모 세대에서 정ㆍ관계 집안과의 혼사가 28%(49명)로 대기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던 반면 자녀 세대에선 7%(10명)로 크게 떨어졌다. 대기업 오너 일가가 일반인과 결혼한 비중은 부모 세대에서 12.6%(22명) 수준이었지만 자녀 세대에 와서는 23.2%(33명)으로 늘어났다.

대기업 오너 일가의 최근 2년간 총 5건의 혼인 가운데 3건이 일반인과 이뤄졌고, 대기업과 학계는 각 1건이었다. 한화그룹의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사내연애를 통해 만난 정모씨와 지난해 결혼했다. 김대헌 호반건설 대표는 전 SBS 아나운서 김민형씨와 최근 결혼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올해 7월 교육자 집안 여성과 혼인했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는 10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대기업 오너 일가와 법조, 학계, 의료계와의 혼인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법조계와의 혼사는 부모 세대가 5.1%(9명), 자녀 세대가 5.6%(8명)로 비슷했고 학계는 각각 8명(부모 세대 4.6%, 자녀 세대 5.6%)으로 같았다. 의료계와의 혼인은 부모 세대가 2.9%(5명), 자녀 세대가 4.2%(6명)로 큰 차이가 없었다. 대기업 오너가와 언론계와의 혼사는 부모 세대에 0.6%(1명)에 불과했지만, 자녀 세대에선 3.5%(5명)로 증가했다.

다른 그룹과 사돈을 맺은 '혼맥 수'는 GS그룹와 LS그룹이 각각 8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두산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각 6곳과 사돈을 맺어 대기업 간 혼맥 수가 많았고 △현대자동차·동국제강 각 4곳 △코오롱ㆍ태광ㆍ애경ㆍ아모레퍼시픽 각 3곳 △LGㆍOCIㆍ세아 각 2곳 △한화ㆍ효성ㆍKCCㆍDBㆍ한국타이어ㆍ금호석유화학ㆍ삼성ㆍ대림ㆍ영풍 각 1곳 등으로 조사됐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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