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에 토론 가로막힌 주호영 '못다한 발언' 공개

입력
2020.12.16 01:00


더불어민주당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의 마지막 주자였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A4용지 104페이지에 달하는 '못다한 발언'을 공개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이재정 민주당 의원의 긴 발언에 가로막혀, 당초 예상했던 3시간에 훨씬 못 미치는 26분여의 발언권만 얻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원내대표로서 마지막 필리버스터를 통해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문제점을 국민들께 소상히 지적하고자 했으나 민주당은 뭐가 두려운지 그마저도 입을 막아버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내가 원래 국민들께 말씀드리고자 준비했던 필리버스터 발언"이라며 전문을 전격 공개했다.

발언문을 보면, 주 원내대표는 대북전단금지법과 북한의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 등의 현안 외에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4강 외교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국가부채 증가 등 전반전 대응을 지적할 예정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특히 법조인 출신 정치인의 전문성을 살려 권력구조 개편과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등에 많은 지적을 할 생각이었다. 발언문에서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비롯한 집권세력들은 적폐사건 수사때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검찰을 지켜보며 즐기다가, 정권실세들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겁박을 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자행된 불법·부당한 사례들을 하나씩 말씀드리겠다"면서 인사권 전횡, 수사 지휘권 남용, 불법 감찰 사례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주 원내대표는 긴 발언문을 마무리하면서 "국민 여러분,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또 하나의 실패한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대통령의 힘은 국회 의석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국민의 신뢰에서 나오고, 퇴임 대통령의 안전도 국민의 신뢰에서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폭주를 규탄하는 우리의 절규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지만, 대한민국을 진전시키기 위한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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