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재명, 김종인 '이명박근혜' 사과에 "잘한 일"

입력
2020.12.15 18:10
이낙연·이재명, SNS서 김종인 사과 높이 평가 
민주당 일부에서 "진정성 없는 사과" 혹평도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모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사과는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도 역사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생각하며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특히 민생과 경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준비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말씀을 환영한다"며 "여야 원내대표가 8월에 합의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 및 경제 특위 등을 즉각 구성해 가동하도록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잠시 뒤 '김종인 위원장의 용단, 진정한 보수개혁의 계기가 되길'이란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지사는 "김 위원장이 두 전직 대통령의 정경유착, 국정 농단에 통렬한 사죄를 표명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용단을 높이 평가한다"며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고 통합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여야 정치권 모두에 주어진 초당적 의무였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다만 보수진영이 반성하지 않고 두 전직 대통령을 옹호하는 모습만 보였다고 지적하며 "김 위원장의 사과를 계기로 국민에게 탄핵당한 과거를 부정하는 세력과 철저한 단절을 통해 진정한 보수개혁을 이루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청래 "김종인, 무슨 자격으로 사과하나"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선 김 위원장의 사과를 비판하는 엇갈린 반응도 나왔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도대체 김종인이 무슨 자격으로 사과를 하느냐"며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대표도 아니고 곧 비대위 임기도 끝나고 떠날 사람이 뜬금없이 무슨 사과냐"고 혹평했다.

김용민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주에서 사과하고 5·18특별법에 반대한 사람의 사과는 믿기 어렵다"며 "사과의 진정성은 하루아침에 얻는 게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관련해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러 용서를 구한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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