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로봇수술 전문가 영입해 스마트 의료사업 시동

입력
2020.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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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로봇수술 전문가를 영입해 정보기술(IT)과 의료 사업을 결합한 스마트 의료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국내 IT기업이 의료 관련 사업을 위해 의사를 영입하는 사례는 처음이다.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로봇수술 전문가인 연세대 세브란스의료원의 나군호(53, 사진) 전 융복합의료센터 소장을 영입해 스마트 의료사업을 준비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나 박사가 다음달부터 네이버의 임원으로 출근한다”며 “해외를 겨냥한 스마트 의료 사업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뇨기과 전문의인 나 박사는 로봇을 이용한 미세 수술을 지금까지 3,700여회 이상 실시한 로봇수술 권위자이며 의료용 로봇 개발에도 참여한 전문가다. 그는 2002년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로봇수술에 참여한 이래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봇수술을 선보였다. 10여년간 로봇수술을 집도한 그는 2018년 세브란스의료원의 융복합의료센터 소장을 맡았으며 미국 일본 유럽 등 15개국에서 로봇수술을 시연해 이름을 알렸다. IT업계 관계자는 “나 박사는 의학계 뿐만 아니라 IT업계에서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로봇수술 전문가로 유명하다”며 “세브란스병원에 로봇수술 훈련센터를 만들어 초대 소장을 지냈다”고 말했다.

나 박사는 네이버에서 독립된 스마트 의료 사업 조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나 박사 주도로 의사들을 추가 영입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별도 회사는 아니지만 사내에 해외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 헬스케어 관련 독립 조직을 꾸릴 예정”이라며 “나 박사가 이를 맡아 의사들을 더 채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준비하는 것은 일본의 라인헬스케어 같은 사업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일본 계열사인 라인을 통해 소니 계열사인 M3와 합작으로 의료전문 플랫폼업체인 라인헬스케어를 설립했다. 라인헬스케어는 일본에서 월 8,000만명이 이용하는 네이버 메신저 ‘라인’을 이용해 모바일 의료 상담, 처방약 배송 등 원격 의료 사업과 의료인들을 위한 전문 사이트 ‘M3닷컴’ 등을 운영하고 있다.

IT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나 박사 영입을 계기로 국내에서 각종 규제 때문에 막혀있는 스마트 의료사업을 해외를 겨냥해 본격 준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도 “해외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준비할 것”이라며 “라인헬스케어 같은 장기적인 사업”이라고 전했다.

IT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의료로봇 개발도 예상하고 있다. 이번에 영입하는 나 박사가 수술로봇 개발에도 참여했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나 교수는 미래컴퍼니에 국산 수술로봇 개발을 제안했다”며 “2016년 선보인 수술로봇 레보아이 개발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특히 나 박사는 무인 로봇수술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수술 과정은 대부분 녹화로 기록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키면 기초적인 수술을 로봇이 진행하거나 보조할 수 있다. 의료 신생기업(스타트업) 관계자는 “결국 의료용 로봇은 빅데이터와 연관된다”며 “의료용 로봇과 AI, 빅데이터를 이용한 스마트 의료 사업이 하나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네이버는 의료용 로봇개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의료용 로봇 개발 계획을 구체적으로 갖고 있지는 않다”며 “의료 로봇을 개발해도 당장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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