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의 면역 효과가 91.4%로 최종 발표됐다. 러시아 정부는 모스크바에서 시작한 일반인 백신 무료 접종을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을 지원한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이날 트위터에서 3상 임상시험 최종 분석 결과를 이 같이 밝혔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이나 플라시보(가짜약) 접종을 두 차례 모두 마친 지원자(2만2,714명) 중 코로나19 감염자 78명을 분석한 결과, 16명이 백신 접종자고 나머지 62명은 플라시보 접종자로 확인됐다.
또 백신 접종자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RDIF는 "백신 접종자 가운데는 중증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반면 플라시보를 접종받은 환자 가운데는 중증 환자가 20명이 나왔다"면서 "중증 환자를 막는 백신의 효과는 100%"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최종 임상 결과를 곧 국제학술지에 게재하는 한편 외국에 백신 긴급사용 승인도 신청할 계획이다.
스푸트니크 V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해 러시아 정부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한 백신이다. 3상 임상시험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을 허가하자 국제 사회에서는 그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그럼에도 러시아 정부는 지난 5일 모스크바에서부터 일반인에 대한 무료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이날 그 범위를 전국 단위로 확대했다. 총 85개 지역에 백신 배포를 완료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이달 중에 전국 각 지역에 48만회분(24만명분)의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은 첫 접종 3주 후에 2차 접종을 해야 면역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은 넘어야 할 산이다. 의무 접종이 아니기 때문에 자발적인 접종 인구가 많아져야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 폼(FOM)에 따르면 지난 9월 23%였던 백신 접종 희망자 비율은 지난달 조사에서 42%까지 늘었지만 여전히 접종을 원치 않는 경우가 과반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