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 남 일이 아니네'… 한국도 10년간 매년 3.7㎜ 상승

입력
2020.12.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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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조사원, 해수면 상승폭 공개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이 연평균 3.7㎜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0년간 상승폭보다 훨씬 가파른 수준이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팽창한 영향이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조사원은 최근 10년(2010~2019년)간 우리나라 연안 21개 조위관측소(바닷물의 높이를 측정하는 시설)에서 측정한 해수면이 연평균 3.68㎜ 높아졌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30년(1990~2019년) 동안의 연 평균 해수면 상승폭(3.12㎜) 보다 0.56㎜ 더 높다.

지난해 분석 당시에는 30년간(1989~2018년) 해수면 상승 폭이 연평균 2.97㎜였으나 1년 만에 30년 평균치가 15㎜ 높아졌다. 그만큼 해수면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바다 별 해수면 상승 폭을 따지면, 동해안의 연평균 해수면 상승 폭이 최근 30년간 3.83㎜에서 최근 10년간 5.17㎜로 급속히 커졌다. 남해안도 최근 30년간 해수면 상승폭은 연평균 2.65㎜였으나 최근 10년간으로 범위를 좁히면 3.63㎜에 달한다. 다만 서해안의 경우에는 최근 30년간 해수면 상승폭(연 평균 2.57㎜)보다 최근 10년간 상승폭(연 평균 1.79㎜)이 더 작다.

남해안에서도 제주 부근 해안의 해수면 상승폭은 최근 30년간 연 평균 4.20㎜에 달한다. 제주시 앞바다 해수면은 30년간 매년 5.26㎜씩 높아졌다. 동해안에서도 울릉도 앞바다(5.84㎜)와 포항 앞바다(5.01㎜)의 30년간 연 평균 해수면 상승 폭이 5㎜를 넘었다.

이 같은 가파른 해수면 상승은 급속하게 진행되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UN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난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10년 사이 전 세계 해수면은 연 평균 3.2㎜ 높아졌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기온이 높아져 빙하가 녹은 것이 해수면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며 “최근 동해와 남해의 해수면 상승 추세가 특히 가파른 것은 난류 유입이 강해지고 있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이 같은 가파른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 달 중 2100년까지의 해수면 상승 전망을 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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