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북중무역이 지난해 동월 대비 99%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가 장기화되면서다. 이로 인해 경제난이 가중되고, 주민들이 동요할 조짐을 보이자 당국은 국산품 사용을 강조하며 봉쇄 정당화에 나섰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4일 공개한 ‘10월 북중무역 통계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대(對)중국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액은 지난해 10월보다 99.4% 줄어든 166만달러에 그쳤다. 월간 기준 역대 최저액이다. 2,100만달러 수준이었던 9월과 비교해도 92%나 급감했다. 북한의 중국 무역 의존도가 사상 최대인 95.2%를 기록한 지난해 매달 평균 2억3,000만달러씩 물자가 오간 점을 고려하면, 현재는 사실상 교역이 끊긴 것과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경제제재보다 코로나19로 인한 무역 타격이 훨씬 컸다. 북한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확산하던 지난 1월 말부터 국경을 차단하고 인적ㆍ물적 교류를 통제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1,860만달러로 최저 무역액을 기록했다가 5, 6월 반짝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7월 들어 북한이 다시 접경지역 검역과 국경봉쇄를 강화하면서 급감세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계 북중무역은 지난해보다 약 76%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2017년 강화된 대북제재로 인한 무역 감소 폭(57%)을 웃도는 수치다.
당분간은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이 내달 예정된 제8차 당대회 개최를 앞두고 연일 방역 고삐를 죄고 있는 탓이다. 무역협회는 “올해 최종 북중무역은 전년 대비 약 80% 급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북한의 내수생산을 늘리기 위해선 원부자재 수입이 필수적이고, 방역을 위한 의료보건 물품도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교역이 재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이 최근 국산품 애용을 다그치는 것도 수입물자 부족에 따른 주민 불만을 원천 봉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논설에서 “자라나는 새 세대들이 어릴 적부터 남의 것을 쓰게 되면 자연히 남에 대한 환상이 생기게 되고 나중에는 자기의 우월한 것도 볼 줄 모르는 눈 뜬 소경이 되고 만다”고 경고했다. 또 “무엇을 하나 만들어도 우리의 자원에 의거하고 세계를 당당히 앞서나가는 우리 식의 창조물을 만드는 여기에 참된 혁명가의 진모습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