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 여야 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공수처법 처리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병석 국회의장의 표결 선언 직후 ’공수처법 OUT’ '독재정당 민주당'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원들은 한동안 '독재로 흥한자 독재로 망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다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했다.
반면 수적 우위를 앞세워 법안 처리를 밀어붙인 '슈퍼 여당'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여유 있게 의석에 앉은 채로 박수를 쳤다. 몇몇 의원들은 휴대폰을 꺼내 표결 결과가 게시된 전광판을 ‘인증샷’으로 기록했다. 의자에 깊숙이 걸터 앉아 모니터를 통해 이후 처리 예정 안건을 살펴보기도 했다. 행동은 저마다 달랐지만, 1년여를 끌어 온 공수처의 출범을 드디어 이루게 됐다는 '승자'의 표정 만은 모두 비슷했다.
검찰 개혁을 추진 중인 여당 입장에서 역사적인 전기를 마련한 이날 제1야당 국민의힘은 의석수 부족의 한계를 여실히 체감해야 했다. 지난 이틀간 법사위에서의 저항부터,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의 연좌농성, 피켓시위도 거대여당 앞에서 모두 무력화됐다. 9일 최후의 수단으로 꺼내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마저 정기국회 회기 종료, 국회법에 의한 24시간 종료가능 규정에 의해 좌절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