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직전 극적 구조된 '사람 바라기' 비글

입력
2020.12.13 14:00
[가족이 되어주세요] 268. 5세 추정 암컷 또치



2017년 4월 서울 이촌동 한강공원근처에서 비글 한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산책 도중 길을 잃은 건지 보호자로부터 버려졌는지 알 수 없었지만 구조된 비글은 지방자치단체 보호소로 가게 됐죠. 열흘 간의 보호기간이 끝나는 동안 보호자도, 다른 입양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보호기간이 끝나게 되면 개의 운명은 자치구의 손에 맡겨지게 되는데요. 입양자를 찾지 못한 개들은 결국 안락사에 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정을 알게 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안락사 위기에 처한 개를 구조했습니다. 그리고 또치(5세 추정∙암컷)라는 이름도 지어주었죠. 당시 두 살 정도의 강아지였는데 워낙 사회성이 좋아 다행히 개 친구들과도 잘 지냈습니다.

하지만 활동가들에게 또치는 아픈 손가락입니다. 한 때는 한 가정의 반려견으로 살았을 터인데 쉼터로 온 지 3년이 지나도록 새 가족을 찾아주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더구나 또치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사람의 손길인데 쉼터에서는 아무래도 또치만 신경 써주기 어려운 여건이지요. 다행히도 올 여름 또치를 맡아줄 임시보호자가 나타나 현재는 임시보호가정에서 지내고 있지만 임시보호 기간이 끝나면 다시 쉼터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또치는 준비된 반려견입니다.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것은 물론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성격이고요 산책도 잘 한다고 해요. 보호자와 발 맞춰서 걸을 줄도 알고 다른 개 친구를 만나도 매너 있게 인사할 줄 안다고 합니다. 또 반려견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데요 유치원 내에서도 항상 중심에 설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꼬리뼈 골절 후 염증 유발로 인한 단미수술과 양쪽 슬개골 수술을 마쳤는데요, 현재는 다 회복하고 건강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평지 산책을 하고 마사지를 통해 다리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고 해요. 사람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입양가면 초기에는 사람이 없을 경우 분리불안 증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점입니다. 최주희 비글구조네트워크 입양팀장은 "또치는 사람 품에 안기고 교감하고, 산책 등 외부활동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쉼터보다는 새로운 가족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3년이라는 기간 동안 가족을 기다린 또치에게 올 겨울에는 평생을 함께 할 가족이 나타나면 좋겠습니다.

▶입양문의: https://cafe.naver.com/thebeagle/5966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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