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책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들고 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책을 읽은 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다"며 감상문을 올렸다.
추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책의 일부분을 발췌해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추 장관이 올린 부분은 검찰 조직 문화를 비판한 내용이다. 책에는 '검사의 직무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처지에 놓인 검사들은 국민을 배반할지 검찰을 배반할지 진퇴양난에 빠진다"라며 '어쨌든 검사들에게 국민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지 않으나 조직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다'는 내용이 나온다. 추 장관은 이 부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책은 검사 출신인 이연주 변호사가 쓴 것으로, 검찰 조직의 문제를 고발한 책이다. 이 변호사는 2002년 검사가 된 지 약 1년 만에 사표를 낸 뒤 검찰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추 장관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법안 처리가 진행되는 동안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읽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는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끝까지 본회의장 자리를 지켰고, 심야 독서에 빠져있었다.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10일 0시까지 본회의장을 떠나지 않았다. 추 장관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시간도 본회의가 끝나기 5분 전이었다.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수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진행중이었다. 김 의원이 자신의 이름을 언급했는데도 추 장관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추 장관은 책을 읽던 중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중수부를 희생시키려'라는 부분에 밑줄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