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폭행으로 징역 12년을 복역한 조두순이 12일 출소하는 가운데, 조두순의 신상 정보를 캡처해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내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에 명시된 신상 공개 정보에는 악용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성범죄자 알림e에서 (성범죄자 신상을) 딱 보는 것만 허용한다"며 "알림e를 휴대폰으로 스냅샷을 찍어 자녀나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에게 보내면 그 자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공개가 된다"고 말했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제55조에는 공개정보의 악용 금지가 명시돼 있다. 공개정보 활용 금지 행위 중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공개가 포함돼 있는데, 범죄자의 신상 정보를 캡처해 지인에게 보내면 악용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스냅샷 발송을 포함해 조두순의 신상을 SNS나 유튜브에 공개해도 법 위반이 된다.
승 연구위원은 이 점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이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그는 "우리나라 법이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이 불편하다"라며 "법 자체가 잘못돼 있는 것은 논외로 치고 절대로 이런 행동을 하시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승 연구위원은 일부 유튜버들이 조두순에 대한 응징을 예고하는 데 대해 "절대로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사적으로 응징한 분은 정당한 생각으로 했더라도 전과자가 될 수 있고, 사회적으로 격리될 수 있다"며 "절대로 이런 행동은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승 연구위원은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국가가 조두순에 대한 행동치료를 책임지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두순이) 정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국가가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인지 행동치료에 많은 비용이 들어도)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국가에서 그 정도 비용은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 연구위원은 국가가 조두순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를 소홀히 했다며 "국가가 피해자에게 빚을 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정말 목숨을 걸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조두순은) 살인 미수인데 어떻게 강간치상으로 갔느냐"며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형벌권을 구현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 법과 제도가 잘못돼 (징역) 12년밖에 줄 수 없었는데, 만약 지금 조두순 사건이 있었다면 (징역) 30~40년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 공동체 전체가 진 빚"이라고 말했다.
승 연구위원은 피해자가 조두순을 피해 안산을 떠나려는 데 대해 "국가가 너무 무관심하다"며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해 간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조두순이 외국에 있었다면 사회적으로 영구 격리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승 연구위원은 조두순이 12일 오전 7시 이후 보호관찰관 동행 아래 전자발찌를 차고 안산에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